"파리기후협정, 기후변화 위한 지구촌 협력의 새벽 열어"
"오늘의 선택이 수 천년에 걸쳐 영향 미칠 기후 재앙 막아낼 것"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은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후퇴가 우려되는 파리 기후변화협약에 대해 "실천으로 실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막한 '2016 제3회 서울 기후·에너지 콘퍼런스'에서 영상 축사를 통해 "이달 초 파리 기후변화협약이 발효됨으로써 인류는 기후변화를 위한 지구촌 협력의 새벽을 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후·에너지 콘퍼런스는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KAIST) 녹색성장대학원과 사단법인 '우리들의 미래'가 기후변화 시대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마련한 행사다. 올해는 트럼프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촉발된 파리기후협약 무효화 우려 및 중국의 입장 변화 등 당면한 글로벌 이슈를 심층 진단한다.

지난해 12월 파리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196개국이 참여해 체결된 파리기후협정은 2020년 만료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하는 새 기후변화협약이다. 미국과 중국에 이어 인도, 유럽연합(EU), 캐나다, 인도네시아 등 주요 국가들이 비준하며 발효 조건을 충족했다.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을 2도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 2021년부터 의무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당초 선진국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들이 대거 참여해 구속력이 클 것으로 예상됐지만, 트럼프 당선으로 미국의 이탈이 점쳐지면서 그 실효성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반 총장은 "공동선을 추구하는 것이 자국의 이익을 가장 확실하게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각국은 기후변화협약을 강력히 지지해 왔다"면서 "이제 이들의 믿음은 효과적인 정책과 실천으로 실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파리기후협약은 지구를 보존하고 취약계층을 보호하며 공동번영을 달성하기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며 "온실가스 저감, 청정에너지 개발, 기후회복력 강화는 유엔의 지속가능개발 목표를 한 단계 높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 총장은 "오늘 그리고 향후 몇 년간 우리가 취하는 선택들은 앞으로 수 천년에 걸쳐 영향을 미칠 기후 재앙을 막아낼 것이며 또한 보다 안전하고 평등하게 모든 사람을 위한 지속가능한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우리들에게 주어진 막중한 책임인 동시에 우리들의 미래를 위해 옳은 일을 할 수 있는 엄청난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에는 반 총장 외에도 김황식 전 국무총리,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 조경규 환경부장관,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 등이 참석해 축사 및 기조연설 등을 했다.

이외에도 데이비드 빅터 UC샌디에고 교수, 안드레이 마쿠 유럽정책센터 탄소시장포럼 대표, 장하이빈 북경대 교수, 네보이샤 나키세노비치 국제응용시스템분석연구원(IIASA) 부소장, 이지순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 우세이노 나쿨리마 녹색기후기금 국가프로그램 국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