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서비스업체 코웨이(021240)의 직원들이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때문에 '과도한' 내년도 사업 계획을 작성하고 있다면서 불만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코웨이는 신규, 재가입(재렌탈) 등을 합쳐 약 10% 성장을 목표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웨이 직원들은 "사업 계획은 자체적으로 작성하고 있지만 MBK의 눈치 때문에 도저히 불가능한 목표를 수립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코웨이의 실적이 정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 7월 얼음 정수기에서 니켈이 검출되면서 '이미' 하반기 목표 달성에 실패한 상태다. 한 직원은 "양적 확장도 중요하나 기존 고객을 달래야 하는 게 최우선 과제가 아닐까 싶다"며 다소 회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 MBK의 유일한 '효자' 코웨이, 내년 10% 성장 목표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웨이는 내년 약 10% 성장을 목표로 사업 계획 수립에 한창이다. 10% 성장은 올해 실적이 아닌 사업 목표 대비 수치다. 즉, 올해 목표 달성 여부와 관계없이 목표치를 기준으로 10% 더 성장해야 하는 셈이다. 내년 사업비도 동결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니켈이 검출된 코웨이 얼음정수기 'CHPI-380N' 모델

문제는 최근 수년간 고속 성장해 온 코웨이가 한계점에 도달하고 있다는 점이다. 코웨이 정수기 가입자 수는 9월말 기준 573만 계정으로 전년 대비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또 니켈 정수기 파동으로 렌탈 관련 3분기 매출은 전년대비 2.8% 감소했다. 니켈이 검출된 얼음 정수기를 교환해주는 무상 렌탈은 내년 1분기까지 계속될 예정이라 올해 4분기는 물론 내년 1분기 실적도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 코웨이 내부에서는 "내년 가입자수가 처음으로 역신장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MBK는 지난 7월 얼음 정수기 파동으로 하반기 사업 목표를 수정할 때도 사실상 애초 목표를 관철했다. 당초 코웨이는 니켈 사태가 터지자 목표치를 기존의 80% 정도로 수정하자고 제안했는데, MBK 측에서 끊임없이 재수정을 요구해 결국 100%로 유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코웨이 관계자는 "당시 MBK 직원들이 두 달 넘게 상주하면서 우리(코웨이) 경영진을 건너뛰고 실무진과 직접 논의했다"고 말했다.

현재 MBK 입장에서 코웨이는 유통업권 투자처 중 유일하게 믿을만한 투자처다. MBK가 투자한 홈플러스나 케이블업체 C&M(현 딜라이브), 아웃도어업체 네파 등은 실적이 부진한 편이다. 최근 들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는 있으나 코웨이만이 확실하게 수익을 내고 팔 수 있다고 판단되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잘 되는' 아들을 유독 더 엄하게 대하는 것 아니겠냐는 것이 코웨이 직원들의 평가다.

MBK파트너스는 2012년 말 유동성 위기에 빠진 웅진홀딩스로부터 코웨이 지분 31%를 1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주당 인수가는 5만원. 현재 주가가 9만원 안팎이라 당장 장내에서 판다고 해도 수익을 낼 수 있다. MBK는 올 한해 코웨이 매각을 추진하다가 철회했다.

◆ 임원진에 스톡옵션은 펑펑…니켈 사태로 물러난 대표도 19억 차익

이해선 현 대표, 김동현 전 대표

MBK가 코웨이에 채찍만 들이밀고 있는 것은 아니다. MBK 인수 이후 코웨이 직원 연봉은 연 평균 5%씩 인상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문제는 경영진에 더 많은 '당근'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MBK는 코웨이 경영진에 대규모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하는 형태로 성과를 내라고 독려하고 있다.

지난 9월 선임된 이해선 대표는 스톡옵션 30만주를 부여받았다. 행사가가 9만2640원으로 현 주가보다 높지만, 규모 자체가 많기 때문에 주가를 올리기만 한다면 이 대표는 엄청난 차익을 낼 수 있는 상태다. 1만원만 올라도 30억원의 차익이 발생한다.

MBK가 코웨이 경영진에 부여한 스톡옵션은 모두 206만8505주다. 이는 발행주식 총수의 2.7%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 3월에 이선용 전무 등 5명에게 15만5000주, 지난해 3월에는 박용주 전무 등 11명에게 57만1500주를 부여했다.

니켈 정수기 파동으로 대표에서 물러난 김동현 전(前) 대표도 스톡옵션으로 대박을 쳤다. 김 대표는 2009년 3월 받은 스톡옵션을 행사해 지난 2월 3만주를 보유하게 됐다. 행사가는 2만7480원. 김 대표는 아직 주식을 팔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현재 평가차익은 대략 19억원 정도다. 김 대표는 2013~2014년에 스톡옵션 40만여주(행사가 5만~7만원)도 받았지만 행사하지 않아 권리가 대부분 소멸됐다. 니켈 파동으로 비난이 일면서 도의상 포기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