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반 모양의 애플 신사옥을 설계한 것으로 유명한 영국 건축회사 ‘포스터 앤 파트너스(Foster and Partners)’가 한국 애플스토어 1호점의 설계를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 처음 들어오는 애플스토어는 2017년 4분기에 완공될 예정이다.

29일 모바일·건축 업계에 따르면 애플코리아가 20년간 임차 계약한 토지의 건축주는 지난 10월 중순 강남구청에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의 필지 3곳에 대한 설계변경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포스터 앤 파트너스를 설계자로 추가했다. 공동 설계자 겸 공사감리자는 디피제이 건축사사무소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들어설 예정인 애플스토어 공사 현장의 모습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포스터 앤 파트너스는 애플이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건설 중인 신사옥 ‘애플 캠퍼스2’의 설계를 맡은 업체로 잘 알려졌다. 하이테크 건축의 거장으로 불리는 노먼 포스터(Norman Foster) 경이 설립한 회사다.

포스터 앤 파트너스는 애플 신사옥뿐 아니라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애플스토어 유니언 스퀘어(Union Square), 영국 런던의 애플스토어 리젠트 스트리트(Regent Street), 중국 항주의 애플스토어 웨스트 레이크(West Lake) 등도 설계한 바 있다. 한국에서는 최근 한국타이어 대전 중앙연구소 ‘테크노돔’의 설계를 맡았다.

앞서 애플은 올해 2월 29일 애플코리아를 통해 가로수길 일대 3개 필지(강남구 신사동 534-18번지 외 2필지)에 대한 장기 임차계약을 맺었다. 임차보증금은 총 48억4911만원이고, 계약 존속기간은 2016년 3월 1일부터 2036년 2월 29일까지다.

애플스토어 공사 현장 가림벽에 부착된 건축허가표지판. 포스터 앤 파트너스가 설계자에 포함돼 있다.

당초 이곳에는 지하 2층~지상 5층 건물이 들어설 계획이었다. 그러나 해당 토지주가 지난 10월 21일 강남구청에 설계변경 신청을 해 지하 2층~지상 2층 건물 설계로 바뀌었다. 강남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지상층 층고가 8m인 설계여서 지상 2층으로 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층고가 높은 1층짜리 건물이 지어질 예정이란 의미다. 이는 앤젤라 아렌츠(Angela Ahrendts) 전 버버리 최고경영자(CEO)가 2014년 애플의 리테일·온라인 스토어 부문 수석 부사장으로 영입된 이후 이어진 애플스토어 특유의 실내 디자인이기도 하다. 층고가 높은 지상층에 복층형으로 상품을 진열해두는 식이다. 애플스토어는 세계적으로 유사한 인테리어를 갖추고 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공사 종료 시점도 기존보다 두달 늦춘 2017년 11월 30일까지로 변경됐다”며 “건축면적(건축물이 땅에서 차지하는 면적) 505.64㎡, 총 연면적 1287.61㎡인 건물이 지어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유니언 스퀘어에 있는 애플스토어 내부의 모습

또 애플은 이번에 설계변경을 하면서 용도에 ‘업무시설’을 추가했다. 기존에는 ‘근린생활시설’(상가)만 용도에 포함돼 있었다. 이는 의무할당 주차면적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파악된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근린생활시설이 업무시설보다 주차면적을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며 “업무시설 용도를 추가하면 할당되는 주차면적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 애플스토어가 들어서면 아이폰 사용자들이 그간 불편함을 호소해온 애프터서비스(AS) 문제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스토어에는 직원과 소비자가 1대1로 상담하는 ‘지니어스 바’라는 공간이 있는데, 사용자는 이곳에서 리퍼(제품 교환)나 수리 서비스를 신속하게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