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Q&A 세션이 마련되지 않는 점 양해 부탁 드립니다."
중국 화웨이는 23일 서울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호텔에서 스마트폰 론칭 행사를 개최하고 자사의 프리미엄 모델 'P9' 시리즈의 한국 출시를 알렸다. 앞서 화웨이는 이 행사 소식을 전하면서 "기자들 질문은 받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설마' 하는 마음을 안고 행사장을 찾았다. 화웨이는 예고한대로 제품 홍보만 일방적으로 이어갔을 뿐 질의응답 세션은 진행하지 않았다.
화웨이는 지난 8월 1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투인원(2 in 1) PC '메이트북'의 국내 출시 기념 간담회에서도 기자들의 질문을 일체 받지 않았다. 당시 화웨이 한국법인 직원은 "중국 본사에서 내려온 방침이라 어쩔 수 없다"며 난처해 했다. 이번에도 이 직원은 같은 해명을 되풀이했다.
화웨이의 국내 간담회는 언제나 화려하다. 돈을 많이 쓴 티가 난다는 뜻이다. 행사 장소는 늘 5성급 호텔이고 회사 관계자 외에도 영화배우, 웹툰작가, 사진작가 등이 등장해 참석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이번 행사에도 배우 하석진씨와 사진작가 오중석씨가 등장했다. 이 회사는 행사장에서 기자들에게 나눠주는 자료조차도 일반 A4 용지와는 확연히 다른 고급용지를 쓴다.
그러나 질문도 받지 않는 기자간담회라면 특급 호텔도 영화배우도 고급용지도 다 무의미하다. 제품을 팔겠다는 기업은 소비자가 궁금해 할 만한 사항을 대신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성실하게 답할 의무가 있다. 한국 직원이 말한 '본사 방침'은 변명조차 될 수 없다. 예민한 질문은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현재 화웨이를 필두로 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글로벌 시장을 종횡무진 누비며 삼성전자와 애플을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소비자들 중에는 중국 브랜드를 의구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가 여전히 많다. 거대한 자국 시장에서 거둔 성과일 뿐 글로벌 시장 성공은 아니라며 폄훼하는 이도 적지 않다.
화웨이가 진정 한국 스마트폰 시장에 안착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싶다면 지금보다 더 적극적인 자세로 소통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우린 소개할테니 너희는 기사만 쓰면 된다'는 식의 행사를 또 다시 개최한다면, 동료 기자들을 규합해 '기자간담회 보이콧'이라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