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의 한 호텔에서 23일 열린 삼성증권 '선강퉁(深港通) 투자 콘퍼런스'엔 좌석이 모자라 일어서서 설명을 듣는 이도 적지 않았다. 선강퉁은 '중국의 나스닥'이라는 선전거래소와 홍콩거래소 사이의 교차 거래를 뜻하며 올해 안에 시행될 예정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차이나센터장은 "선강퉁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계속 높아져서 관련 설명회를 열어달라는 요청이 PB(고객 자산 관리 전문가)를 통해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당선될 경우 미국과 무역이 줄어들 아시아 증시는 침몰하리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이런 암울한 전망은 한국에만 적중했다. 선강퉁 기대감이 커지는 중국, '아베노믹스' 약발이 살아 있는 일본 증시는 승승장구 중이다.

◇'강한 중국' 과시한 中 지도부… 증시 빠르게 회복

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9일 한·중·일 3국 대표 증시는 일제히 급락했다. 한국 코스피는 2.2% 하락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일본의 닛케이225 지수는 각각 0.6%, 5.4% 떨어졌다.

그러나 다음 날인 10일부터는 한국만 빼고 모두 기운을 차렸다. 전문가들이 '트럼프의 미국'과 무역 전쟁을 벌일 1순위 국가로 꼽는 중국도 상하이종합지수는 10~23일 3.6% 상승했고 10개월 만에 3200 선(14일 종가 3210.37)으로 올라섰다.

지난 21일 10개월여 만에 1만8000 선을 넘은 닛케이지수는 트럼프 당선 이후 무려 11.1% 올라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중국과 일본 증시 상승 배경엔 정부와 중앙은행의 발 빠른 대응이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으리라는 우려가 나왔던 중국은 정부 기관지인 환구시보 사설을 통해 "미국이 관세를 올리면 중국은 미국산 수입을 중단할 것"이라고 '강한 중국'을 과시했고, 위안화 가치를 빠른 속도로 떨어뜨리며 혹시라도 있을 위안화 절상 압박에 대응했다. 한편에선 인민은행이 역RP(역환매조건부채권·중앙은행이 되판다는 조건을 달아 은행의 채권을 사들이는 것) 거래를 통해 21~24일 1400억위안을 시장에 공급한 것도 투자 심리를 개선했다는 평가다.

◇엔고 우려 해소된 日 증시는 11% 상승

일본은 우려했던 엔고(高)가 빠르게 진정되며 증시가 상승세를 타는 모습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순발력 있게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며 확고한 미·일 공조를 강조한 것도 시장을 안심시켰다.

정희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환시장에선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엔화 강세 가능성보다 미국의 기반 시설 투자 확대와 임박한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등 강(强)달러 변수들이 더 부각되고 있다"며 "엔저(低)로 일본 수출 기업들이 이득을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하며 증시가 상승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지지부진한 한국 주식형 펀드와 달리, 중국과 일본 펀드는 수익률이 계속 오르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 시장에 투자하는 펀드(상장지수펀드〈ETF〉 포함) 중에는 삼성자산운용의 중국 본토 레버리지펀드(6개월 수익률 20.5%), 슈로더 차이나 그로스 펀드(19.2%), 피델리티 차이나 펀드(18.8%) 등의 수익률이 좋다. 일본 주식형 펀드 중엔 이스트스프링 다이내믹 재팬 펀드(6개월 수익률 19.0%), 신한BNP파리바 일본 인덱스 펀드(9.3%), KB재팬 주식 인덱스펀드(8.3%) 등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중국과 일본에 상장된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는 '비과세 해외 주식형 펀드' 계좌를 통해 투자할 경우 투자금 30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