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1~9월)까지 카드사들이 카드론(장기카드대출)으로 얻은 이자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00억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카드사의 자금 조달 비용은 크게 줄었는데, 고객에게 빌려주는 카드론 대출 금리는 소폭만 내리면서 쏠쏠한 이자 수익을 챙긴 것이다.

18일 7개 카드사가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 등 7개 전업계 카드사가 3분기까지 카드론으로 올린 수익은 2264억원 증가한 2조391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개 카드사의 카드론 수익인 2조1646억원보다 10.47% 증가한 수준이다.

신용 판매를 비롯한 전체 영업 수익에서 카드론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3분기(16.09%)보다 1.21%포인트 올라간 17.3%로 나타났다.

카드사 카드론 수익 및 영업 수익 대비 카드론 수익 비중

카드사별로 보면 전체 영업 수익에서 카드론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컸던 회사는 18.44%로 집계된 삼성카드(4278억원)였다. 지난 해 영업 수익의 19.08%를 카드론으로 벌었던 현대카드는 올해는 비중이 18.38%(3803억원)로 떨어져 삼성카드의 뒤를 이었다. 이어 롯데카드(17.94%), 우리카드(17.7%), KB국민카드(17%) 순이었다.

카드론 수익이 전체 영업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증가세를 보면 신한카드의 증가폭이 가장 컸다. 신한카드는 지난 해 3분기 카드론 수익 비중이 13.87%로 가장 낮았는데, 올해는 2.41%포인트 늘어난 16.28%까지 끌어올렸다. KB국민카드도 카드론 수익 비중이 전년 대비 2.11%포인트 늘어나 뒤를 이었다.

7개 카드사 전체를 놓고 살펴보면 카드론 수익 비중은 전년 대비 1.21%포인트 증가한 17.3%를 기록했다.

◆저금리로 빌려 고금리로 빌려주는 카드론...최고 금리 25.9%

카드론 수익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인한 수익성 악화 우려를 상쇄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카드사들이 대출 자금을 조달할 때 적용받는 조달금리(회사채 금리)는 2~3%대에 불과하다. 하지만 카드사들이 고객에게 돈을 빌려줄 때는 5.9~25.9%를 오가는 고금리를 매긴다. 17일 현재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7개 전업계 카드사(BC카드 제외)의 카드론 금리는 전부 20%를 초과한다. 카드론 최고 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25.90%를 매기는 하나카드였다.

올해 들어 카드사들은 이처럼 손쉽게 수익을 낼 수 있는 카드론의 영업을 대폭 강화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7개 카드사는 고객들에게 카드론을 권유하는 영업 전화를 총 2362만5000번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의 경제활동인구 2670만명(1분기 말 기준)이 신용카드를 1장씩 쓰고 있다고 가정하면 매달 100명 중 15명(14.7%)은 카드론 영업 전화를 받은 셈이다.

노형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카드론이 필요 없는 사람들에게도 판촉이 돼서 불필요한 대출이 집행된다면 필요 하지 않은 대출을 발생시켜 소비자 보호 관련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카드론 영업 확대와 지분 매각 등 일회성 이익 증가 요인이 맞물려 카드업계의 실적은 3분기 들어 개선세로 돌아섰다. 올해 3분기(1~9월) 8개 전업계 카드사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1조5737억원)대비 47억200만원(0.3%) 증가한 1조5784억원으로 집계됐다.

조선일보DB

◆ 대출 규제 풍선 효과

최근 시중은행들이 여신심사를 강화하는 등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은행 문턱을 넘기 어려워지자 카드론으로 대출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9월말까지 카드사 7곳의 카드론 이용 금액(취급액)은 지난 해보다 2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연간 카드론 이용 금액은 2015년 30조원을 돌파하면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노 연구위원은 "사회적인 분위기로 인해 수수료 책정이 자유롭지 못한 카드사들이 자구책으로 카드론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수익 모델 등에서 장기적인 개선이 없다면 당분간 카드론 마케팅은 확대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드론 규모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자 금융감독원은 올해 연말까지 현장 점검을 통해 8개 카드사들이 합리적인 방식으로 카드론 금리를 산정했는지 점검에 나선다.

이때 금감원은 카드론 금리할인 이벤트와 관련해서도 살펴볼 예정이다. 최근 카드사들이 일단 높은 금리를 매긴 뒤, 할인 혜택을 줘서 신용등급과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도 발생했기 때문이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5월 '카드사의 불합리한 영업관행 개선'을 위해 카드사들과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