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개의 모낭을 2시간 내에 탈모환자에게 심을 수 있는 '자동 식모기'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한번에 25개의 모낭을 연속으로 이식할 수 있는 자동 식모기 기술을 개발, 내년 상용화에 나선다고 16일 밝혔다.

탈모 환자들은 모낭 이식 수술을 할 때 보통 2000~2500개의 모낭을 후두부에 심는다. 그동안 후두부 두피 영역 중 일부를 절개해 모낭을 확보한 뒤 하나씩 심어야 했기 때문에 평균 4시간이 걸렸다. 의사와 환자의 피로도도 그만큼 높았다.

ETRI 대경권연구센터 의료IT융합연구실은 경북대병원 모발이식센터 및 의료기기·로봇연구소, 지역 중소기업 덴티스와 함께 기존 모낭 시술의 불편함을 없애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보통 탈모 환자 머리 뒤쪽에서 확보한 모낭을 바늘 안쪽에 집어넣은 뒤 실제로 모낭을 심을 때 바늘이 뒤쪽으로 후퇴하는 힘을 이용해 두피 후두부 안쪽 5~6mm 깊이에 심는다. 이 과정을 기계적으로 조절하는 게 까다로워 식모기 자동화 기술을 개발하기 어려웠다.

연구진이 개발한 자동 식모기로 모낭 이식 수술을 하고 있는 모습.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자동 식모기는 한 번에 25개의 바늘을 마치 총기의 탄창처럼 집어 넣어 연속적으로 25개의 모낭을 심을 수 있다. 모낭이 탑재된 바늘 공급부 속의 바늘이 움직여 환자 머리에 모낭을 심는 메커니즘과 연속적으로 움직이는 바늘간의 시간 동기화를 제어하는 임베디드SW 기술이 핵심이다.

또 1개의 모낭을 이식한 바늘이 빠져나가고 새로운 바늘이 시술할 수 있도록 구동하는 모터를 제어하는 기술, 두피에 이식된 모낭이 이탈되지 않도록 하는 제어 기술도 포함됐다.

연구진이 개발한 자동 식모기는 지난 7월 식약처의 의료기기 품목 허가를 받은 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윤리위원회(IRB) 승인을 거쳐 임상 실험을 진행했다. 모낭을 이식하게 되면 보통 3개월 뒤에 두발이 자라는데 임상 실험 환자에 이식한 모낭에서 실제로 두발이 잘 자라는지 확인한 뒤 이르면 내년 초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연구진이 개발한 자동 식모기를 이용하면 시술 시간이 절반 가량으로 줄어들어 시술 비용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은창 ETRI 의료IT융합연구실장은 "보통 2500개의 모낭을 이식할 경우 의사 숙련도에 따라 350~450만원의 비용이 드는데 자동 식모기를 이용하면 시간이 절약돼 시술 비용도 절반 정도 수준으로 싸질 것"이라며 "식모기 경량화, 속도 향상 등 상용화 개발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연구에 참여한 김문규 경북대병원 모발이식센터 교수는 "모발 이식 수술은 의사가 2000여개에 달하는 모낭을 일일이 심다 보니 근골격계 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있었다"며 "이번에 개발한 기술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모발이식학회(ISHRS)에 따르면 모발 이식 관련 세계 시장 규모는 2006년부터 2014년까지 76% 증가했다. 2014년에는 시장 규모가 2조 8625억원으로 이는 2012년에 비해 28%나 증가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