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전세 보증금이 작년 기준으로 517조원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세가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전세금 규모는 추정치만 있었을 뿐 공식 통계 자료가 없었다. 한국은행과 부동산업계는 전국의 임대용 주택의 숫자를 토대로 400조~500조원 정도로 추정해왔다.

15일 한국주택금융공사 고제헌·홍정의 연구위원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전국의 전세보증금(월세 보증금 포함)은 517조원으로서 2010년(392조원) 대비 3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 연구위원팀은 통계청과 한국은행의 서로 다른 통계를 접목시켜 517조원을 산출했다.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나타난 자산과 임대보증금 비율을 한국은행이 가계부채를 발표할 때 사용하는 개념인 가계신용에 적용시켜 전세금 총량을 산출했다.

이런 방식으로 계산된 전세금은 2010년 392조원이었다가 2011년 409조원으로 소폭 올랐지만, 전세금 상승이 본격화된 2012년(455조원)부터는 475조원(2013년), 502조원(2014년), 517조원(2015년) 순으로 가파르게 올랐다.

고 연구위원팀은 그동안 한국은행이나 금융 당국이 따로 파악하지 않았던 전세금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의 대출 규모도 한은과 통계청 자료를 조합해 산출했다. 그 결과 전세금 마련용 대출은 2010년 37조6000억원이었지만 작년에는 82조7000억원으로 5년 사이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집주인이 전세금을 세입자에게 돌려주기 위해 일으킨 대출은 2010년부터 5년간 15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0~2015년 사이 전세에서 월세로 임대차 방식이 바뀌면서 세입자에게 반환된 보증금의 누적 규모는 61조6000억원으로 계산됐다.

고제헌 연구위원은 "전세에서 월세로 주택 임대차 시장이 빠르게 바뀌고 있고 가계부채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에 가계부채의 현황과 특징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전세금 규모 파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