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매우 이례적으로 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거절' 검토의견을 받은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이 대우건설(047040)의 올해 3분기 보고서 검토의견으로 '의견거절'을 낸 것은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논란으로 부실 감사 의혹에 시달리는 상황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회계업계 분석이다.

건설업도 조선업과 마찬가지로 수주산업의 특성을 갖고 있어, 사업 진행 과정에 대한 판단에 따라 회계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해 최대한 보수적으로 분기보고서를 검토했다는 설명이다.

안진회계법인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대우조선해양의 외부감사인을 맡았는데, 매년 감사의견을 '적정'으로 내놓다가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의혹이 불거지자 그동안 착오가 있었다며 재무제표를 수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의 5조원대 분식회계 논란이 촉발되면서 검찰은 대우조선해양 외부 감사업무 실무책임자인 배모 전 안진 이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도 했다.

대우건설 신문로 사옥.

대우건설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3분기 보고서에서 안진회계법인이 밝힌 의견거절의 근거를 보면 "공사수익, 미청구(초과청구)공사, 확정계약자산(부채) 등 주요 계정의 적정성 여부에 대한 판단을 위해 충분하고 적합한 증거를 제시받지 못하는 등 대한민국의 분·반기재무제표 검토준칙에서 정하는 절차를 검토보고서일 현재 충분히 수행하지 못했다"고 적혀 있다. 또 "준공예정원가의 적절한 추정변경을 위해 회사가 운영하는 내부통제가 효과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증거를 제시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A회계법인 관계자는 "일단 안진회계법인이 밝힌 의견거절의 근거만 보고 분식회계까지 왈가왈부하는 것은 현재로선 과도한 해석으로 보인다"며 "재무제표에 대한 의견과 내부통제에 대해 회계법인이 해석할 만한 근거가 없으니 판단할 수 있을 만한 자료를 대우건설 측에 더 요구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회계법인이 최대한 많은 근거를 갖고 회사의 분기보고서를 검토할 수 있도록 회계법인 입장에서 방어적으로 접근했다는 설명이다.

B회계법인 관계자는 "보통 분식회계로 판단되면 '의견거절'이 아니라 '부적정'이나 '한정' 의견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에 안진 측이 제시한 내용만으로 보면 재무제표와 내부통제에 대한 대우건설의 의견을 더 제시하라는 뜻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를 신경 쓰다 보니 최대한 보수적인 시각에서 대우건설의 분기보고서를 검토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우건설은 지난해까지 삼일회계법인의 감사를 받았는데, 감사계약 만료와 금융감독원 감리결과에 따라 올해부터 외부감사인으로 안진회계법인을 지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