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세 인상, 비과세 감면 '재논의'
쟁점 없는 일부 법안들은 합의
내년도 세금 제도를 결정하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가 14일 본격적인 심의에 착수했다. 조세소위는 오는 12월 2일 전까지 총 205건의 세법(稅法)을 심사해 통과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조세소위는 이날 국세기본법, 소득세법 등에 대해 가벼운 논의를 이어갔다. 200여건에 이르는 세법에 대해 가볍게 의견을 교환하며 검토하는 1회독(讀)을 한 후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 쟁점을 좁혀나갈 예정이다.
이에 따라 조세소위에서는 이날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 2000만원 이하 주택임대소득 비과세 일몰 연장, 자녀 세액 공제 확대, 교육비와 의료비 세액 공제율 인상,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 인하 등 중요한 세법이 논의됐다. 하지만 조세소위는 중요한 세법에 대해서는 좀 더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해 모두 재논의를 결정했다.
반면 쟁점이 없는 일부 세법들은 합의가 이뤄지기도 했다. 여야와 정부는 이날 교육비 특별세액공제 대상에 학자금 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추가하기로 했다.
현행 소득세법상 교육비 세액공제는 근로소득자 본인이나 자녀 등 기본 공제 대상자가 해당 연도에 지출한 교육비에 대해서만 적용된다.
대학생이 본인 명의로 학자금 대출을 받아 등록금을 납입하고 취업 후 상환하는 든든학자금(취업 후 상환 학자금)은 현행 세법상 교육비 세액공제 대상이 아니다.
여야와 정부는 취업 후 대출금 상환액에 대해서도 앞으로는 15%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학부생 및 대학원생이 한국장학재단에서 등록금을 대출받아 갚는 일반상환학자금도 든든학자금과 동일하게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부에 따르면 든든학자금 대출을 받은 총급여 3000만원인 근로자가 연간 200만원의 원리금을 상환할 경우 세액공제율 15%를 적용받아 연간 30만원(지방소득세 포함시 33만원)의 세금을 아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학자금과 같이 받은 생활비는 교육비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아울러 여야와 정부는 이날 국내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거주자가 이민 등의 이유로 해외로 거주지를 옮길 경우 보유 주식에 대해 20%의 양도소득세를 내는 세법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과세대상 자산은 국내주식으로, 과세대상은 대주주로 한정된다.
국외 전출시 보유하고 있는 주식에 대해 20%의 양도소득세를 물리는 일명 '국외전출세'(exit tax)는 이번에 처음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국내 거주자(대주주에 한정)가 이민 등 국외로 나가 비거주자가 되는 경우 국외 전출일에 국내 주식을 양도한 것으로 보고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국외전출세 제도는 오는 2018년 1월부터 시행된다.
그동안 거주자가 비거주자로 전환되고 나면 소유한 주식을 비거주자에게 상속·증여하는 경우 상속세나 증여세, 양도소득세 등을 제대로 부과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일부 대주주들은 이를 조세 회피 방법으로 삼아 비판을 받아왔다.
이미 미국와 일본 등에서는 비거주자 전환을 통한 역외 탈세 방지를 위해 국외 전출시 자산평가이익에 대해 과세하는 제도를 운용 중이다. 유럽연합은 올해 2월 역외 탈세 방지를 위해 회원국에 국외전출세를 도입할 것을 권고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이 제도를 회원국들에게 역외 탈세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수단으로 제시했다.
조세소위는 이날 여야 의원들의 구성을 변경하기도 했다. 여야 10명으로 이뤄진 조세소위는 새누리당 5명, 더불어민주당 4명, 국민의당 1명으로 구성된다. 조세소위는 추경호 새누리당 의원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 심의에도 참여해야 하는 점을 고려해 엄용수 새누리당 의원과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 각각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