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장 초반부터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외국인에 코스피지수가 하락하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와 원화 약세에 외국인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오전 11시 7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6.26포인트(0.81%) 내린 1986.34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46포인트(0.23%) 내린 621.77을 기록 중이다.

11일 오전 코스피지수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은 각각 1047억원, 2173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는 반면, 외국인은 3229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업종별로 전기전자가 전날보다 2% 넘게 내리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서비스업과 음식료품, 전기가스업 등도 1% 넘게 내리고 있다. 의약품은 2% 넘게 오르고 있다. 보험은 2.6%, 금융은 1.67% 오르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고, 미국 금융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에서 NAVER(035420)가 전날보다 5% 넘게 내리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090430)은 3% 넘게 내리고 있으며, 삼성전자(005930)는 2.79% 내린 160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000660)도 2% 넘게 하락하고 있다.

삼성생명(032830)은 전날보다 3% 넘게 오르고 있고, 신한지주(055550)KB금융(105560)도 상승 중이다.

◆ 금리인상 우려 커지자 외국인 순매도 3000억원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부터 외국인이 대규모 순매도를 하면서 0.8% 정도 하락하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커졌고,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로 외환 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고위 관계자들이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 이후 기준 금리 정책 방향에 대해 금리 인상 속도를 올릴 수도 있다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 제프리 래커 미국 리치몬드 연은 총재는 “트럼프의 재정정책 확대로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발언했고, 제임스 블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12월 금리 인상은 시기적으로 합리적이다”라고 말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 이후 FRB 위원들이 12월 금리 인상은 물론, 향후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외국인 투자 심리가 약화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 연구원은 전날 미국 국채 금리가 1월 이후 최고치로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도 기준 금리 인상을 우려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전날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4.9bp(1bp=0.01%포인트) 상승한 2.118%로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1.2bp 오른 0.906%,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5.1bp 상승한 2.928%를 기록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원화 약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외국인 투자 심리를 약화시키고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환율 변동성이 커지는 구간에서 외국인이 매수에 나서기 쉽지 않다”며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 현상이 나타나면서 외국인 매도가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날 ICE달러인덱스는 0.3% 상승한 98.82를 기록했다. 현재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4.8원(1.29%) 오른 1165.4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재 외국인은 국내 전기전자주를 중심으로 순매도를 하고 있다. 전날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하락 마감하면서 국내 기술주에 매도세가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81% 하락한 5208.80에 거래를 마감했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가 제조업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IT업종을 비롯한 기술주들이 약세를 보였다”며 “국내 기술주들은 미국 기술주 흐름과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국내 기술주도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 외국인 매도세 지속될 전망...코스닥지수는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중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매도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 말부터 외국인 매수가 줄어들면서 매도세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며 “코스피지수가 2050선을 넘기 힘들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금리 인상 압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 대해 갖고 있는 부담이 크다”며 “외국인의 매수 기조가 꺾였다고 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코스닥지수는 코스피보다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코스피지수보다 낙폭이 컸고, 바닥 확인 후 반등하려는 움직임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 연구원은 “코스닥이 그동안 많이 하락했었기 때문에 가격 측면에서 매력도가 더 높다”며 “트럼프 당선 당일 580선까지 하락하면서 바닥을 확인했기 때문에 당분간 매도보다는 매수세가 몰리거나 관망하려는 움직임이 커지면서 점진적 반등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