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회장 "소프트뱅크, IT업계 벅셔해서웨이로"

일본 소프트뱅크가 이동통신서비스 및 광랜(FTTH)서비스 가입자 수 증가로 3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그동안 적자행진을 이어온 소프트뱅크의 자회사 스프린트가 흑자전환한 것도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

블룸버그는 “소프트뱅크의 실적 호조로 손 회장이 마음 놓고 장기 비전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 11월 7일 열린 정기 실적 발표회에서 2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소프트뱅크(3월결산)는 2016년 2분기(7~9월) 연결기준 영업이익 3347억엔(약 3조6500억원), 순이익 7662억엔(약 8조4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7%, 80% 증가한 것이다. 반면 매출액은 4조2718억엔(약 46조68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 감소했다.

소프트뱅크의 이동통신서비스 누적 가입자 수는 연결 결산 결과 기준 3230만명으로 전년 동기(3161만명) 대비 2% 증가했다. 가입자 유출 비율은 1.06%로 전년 동기(1.28%) 대비 0.22% 감소했다. FTTH 서비스 가입자수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배 증가한 270만명을 기록했다.

소프트뱅크가 2013년 인수한 미국 통신사 스프린트도 가입자 유출 감소와 신규 가입자 증가로 순이익이 늘었다. 이 회사의 2분기 가입자 유출 비율은 1.37%로 이는 스프린트 창립 이래 역대 최저 수치로 알려졌다. 2분기 신규 가입자수는 34만7000명으로 전년 동기(6만2000명)대비 6배 가량 증가했다. 순이익도 2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 흑자전환했다.

일본 SMBC 닛코증권의 사토루 키쿠치 애널리스트는 "소프트뱅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내 사업 부문"이라며 "국내 사업이 탄탄하면 소프트뱅크의 다른 사업 분야가 흔들려도 영향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지난 7월 영국 모바일 반도체 기업 ARM을 인수하고 지난달에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정보기술(IT) 기업에 투자하는 '소프트뱅크비전펀드'를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만들기로 했다. 이 펀드의 규모는 1000억 달러(약 113조2000억원)에 이른다.

손 회장은 지난 7일 기업설명회(IR)에 참석해 “이제 나의 주된 역할은 펀드 투자를 결정하거나 자회사 간 조정을 하는 것”이라며 “소프트뱅크를 IT업계의 벅셔해서웨이(워렌 버핏의 투자금융회사)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