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오전 경기도 수원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비비고 왕교자' 만두소에 들어가는 돼지고기와 양배추, 양파, 부추, 두부, 당면 등이 지름 0.4㎝ 크기로 큼직하게 썰려 있었다. 만두의 씹는 식감을 높이기 위해 잘게 다지는 초핑(Chopping) 방식 대신 '깍둑 썰기' 방식을 이용한 것이다. 0.11㎝ 정도인 보통 냉동 만두피의 절반 수준인 0.06~0.08㎝의 얇은 만두피의 색감은 다소 누런 느낌이었다. 만두피를 만들 때 들어가는 밀가루에 미국산을 줄이고 호주산 비율을 높였기 때문이다. 식품연구소의 조근애 팀장은 "호주 밀은 미국 밀에 비해 색감이 누렇지만, 반죽을 했을 때 쫄깃한 식감을 주고 만두피 두께도 얇게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고압·진공 상태에서 반죽을 해 만두피 속에 기포가 생기는 것을 줄이는 '진공 반죽 기법'을 사용했다. 조 팀장은 "비비고 왕교자는 만두소 입자가 커 식감이 좋고 만두피가 쫄깃해 2013년 12월 출시 후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다"고 했다.
◇'깍둑 썰기''육즙 투입' 다양해지는 냉동 만두
냉동 만두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1년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11~2월 겨울철을 맞아 업체들마다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독특한 만두소·만두피 제조 공법을 선보이고 만두 형태도 한국식·중국식 등 다양하다. 같은 날 오후 서울 성동구 신세계푸드 올반연구소에서 맛본 '육즙 가득 왕교자'는 비비고 왕교자와 맛이 비슷했지만, 만두 안에 육즙이 다른 제품과 비교될 정도로 많았다. 지난 9월 출시한 이 만두는 닭 육수를 식혀 젤리 상태가 되면 이를 분쇄해 만두소에 넣는 육즙 보존 기술을 이용했다. 반고체 상태에서 분쇄한 육즙을 만두소에 넣으면 액체 상태의 육즙을 주입하는 것과 달리 만두소 전체에 골고루 육즙을 넣을 수 있다. 중국 만두 '소롱포'를 만들 때 젤리형 탕즙을 넣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만두를 접합할 때 한쪽에만 주름을 줘 비대칭인 일본식 교자형(形)에서 탈피해 한국 궁중 전통 만두인 '규아상'형을 취했다. 규아상은 우선 만두피 양쪽을 평평하게 붙인 다음 접합 부분에 물결무늬로 주름을 주는 방식이다.
돼지고기 함량을 35%로 높였고 표고버섯도 넣었다. 메뉴개발팀의 정현욱 과장은 "표고버섯을 넣으면 돼지고기의 잡내를 줄일 수 있다" "후발 주자지만 육즙 기술을 통해 소비자의 입맛을 잡아 점유율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했다. 과거 일본식 교자 만두 한 개의 무게가 10g대였던 것과 달리 비비고 왕교자나 육즙 가득 왕교자는 모두 35g이다. 정 과장은 "푸짐한 만두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추다 보니 만두의 크기도 점점 커지고 있다"고 했다.
◇중화풍 만두, 새우·오징어 만두 등 독특한 만두 내놓아
해태제과는 지난 9월 '중화군만두'와 '불고기군만두'를 출시하며 '왕교자' 만두와는 다른 제3의 맛으로 승부를 걸었다. 중국식 납작 군만두인 중화군만두에는 청주, 생강, 굴소스 등 기존 만두와는 구분되는 향신료가 들어간다. 불고기군만두도 불고기와 찰현미밥을 소에 넣어 차별화를 시도했다. 중화군만두는 향에서부터 기존 교자만두와 확연히 구분됐다. 한 입 베어 물자 전형적인 중화요리 만두 맛이 났다. 만두소는 기존의 초핑 방식으로 다졌다. 소성수 팀장은 "비비고 왕교자를 그대로 답습해선 1위를 탈환할 수 없다"며 "맥주 안주와 아이들 간식으로 특화된 만두로 시장 점유율을 회복할 것"이라고 했다.
동원FNB가 9월 내놓은 '개성 왕새우만두'는 만두소에 새우와 오징어 등 여러 해산물을 넣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비비고 왕교자와 마찬가지로 '진공 반죽 공법'을 도입했다.
풀무원이 지난달 출시한 '생가득 육즙듬뿍만두'는 중국식 딤섬(소롱포) 만두다. 찌는 것 외에는 조리법이 다양하지 않지만 규아상형 위주의 국내 만두 시장에 딤섬 만두로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는 목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커지며 원조격인 냉동 만두 시장 규모는 2013년 3000억원을 넘겼고, 올해 4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며 "성장세에 맞춰 만두 업체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