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자매 2세들, 재력 갖춘 부모 '능력'에 일찍부터 땅부자
-최씨 딸 정유라 강원 평창 땅 가치 20억원 달해
-최씨 언니 딸, 제주도 토지 대거 보유…제주 부동산 처분 들어가

박근혜 정권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의 딸 정유라(20·개명 전 정유연)씨와 최씨의 조카들이 최근 땅값이 크게 오른 제주와 강원도 평창에 수십억원대 토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비즈가 최씨 자매 자녀들의 부동산 소유 내역을 취재한 결과, 1000억원대 부동산 부자로 알려진 최씨 언니 A씨(64)의 딸 장시호씨(38)는 제주도에 고급빌라를 매입했고 서귀포시 인근 대규모 토지도 친오빠 B씨(39)와 함께 갖고 있다.

정유라씨는 부모인 최순실씨와 정윤회씨로부터 증여받은 강원도 평창의 땅 10개 필지를 보유하고 있다. 평창 일대 공인중개사들은 인근 토지 거래가격을 감안할 때, 정유라씨가 보유한 토지의 가치가 최대 2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최씨 딸과 조카들 모두 ‘돈도 능력’인 부모 재력 덕에 일찍부터 땅부자 대열에 오른 셈이다.

◆ 최순실 딸 정유라, ‘엄마 능력’ 업고 평창 땅 7만여평 소유

조선비즈 취재 결과 정유라씨는 강원도 평창군 도사리 일대에 10필지, 23만431㎡(약 69827평)의 토지 중 50%를 갖고 있다. 대지 1필지와 목장 3필지, 임야 6필지로 구성된 정씨 소유 땅의 공시지가는 1㎡당 618원~1만2900원으로, 공시지가 기준 총 평가액은 5억1369만원이다.

하지만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과 인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인근 대지는 1㎡당 3만~6만원, 목장은 1만~2만5000원, 임야는 2000~1만원 사이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순실씨 모녀가 소유한 평창군 용평면 도사리 땅에 개발 흔적이 남아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평창군이 초지법과 국토이용계획법 위반으로 정유라씨를 경찰에 고발했다.

평창 중개업계는 인근 땅값을 감안할 때, 해당 토지의 가치가 최대 4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정씨 소유 지분(50%)만 고려하면 정씨가 소유한 강원도 토지는 최대 20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최순실씨는 2004년 6월 도사리 일대의 8개 필지를 사들였다. 최순실씨가 지분의 70%, 최씨의 전 남편 정윤회씨가 지분의 30%를 소유했다. 이 땅의 지분 50%는 2011년 5월 딸 정유라씨에게 증여됐다. 정윤회씨 소유의 지분 30%와 최순실씨의 지분 20%가 딸 정유라씨에게 넘어간 것이다.

10개의 필지 중 나머지 2개 필지는 각각 2005년 6월과 2008년 2월 최순실씨와 정유라씨가 공동명의로 매입했다. 도사리 산191번지는 목장용지, 842번지는 임야다.

◆ 최씨 조카들, 제주도에 40억원대 토지와 5억원대 빌라 보유

최씨 조카 장시호씨가 한때 거주했던 제주도 고급빌라인 상지오션빌은 제주에서도 땅값이 비싼 곳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중문관광단지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다. B씨의 집을 비롯해 이 빌라의 모든 세대에는 외부인의 출입을 감시하는 폐쇄회로TV(CCTV)가 별도로 설치돼 있다.

장씨는 2012년 7월 서귀포시 대포동에 있는 상지오션빌을 매입했다. 이 빌라는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2009년 당시 분양가는 6억5000만~7억5000만원이다.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소유한 제주 서귀포시 상지오션빌.

장씨는 이 빌라를 분양가보다 낮은 4억8000만원에 매입해 최근까지 살다가 올해 초 매물로 내놓았다. 이 빌라는 작년 11월 5억3000만원에 거래된 적이 있다. 장씨의 집은 1층이라 이보다 낮은 가격에 팔릴 가능성이 크다.

해당 빌라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장씨는 제주도 빌라 매입 시기에 서울 광진구 자양동 더샵스타시티에 주소지를 두고 있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장씨는 더샵스타시티의 실제 소유주는 아니었다.

장씨는 또 오빠 B씨와 함께 제주 서귀포시 색달동 일대 5개 필지 2만575㎡를 절반씩 보유하고 있다.

최순실씨 언니 A씨의 남편 장모씨는 1988년 1개 필지(1305)를, 2002년 3개 필지(1314·1317· 1318)를 매입한 후 2005년 5월 이 땅을 모두 아들과 딸에게 증여했다. 장시호씨는 5년 뒤인 2010년 4월 오빠 B씨와 공동 보유 중인 4개 필지와 도로 사이에 있는 임야 312㎡도 8284만원에 샀다. 3.3㎡당 매입 가격은 87만7700원이다.

최순실씨 조카 장시호씨와 장씨의 오빠가 공동으로 소유한 5개 필지는 현재 서귀포수산업협동조합에 7억8000만원의 공동담보가 잡혀있다.

장씨는 현재 이 토지를 모두 급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2010년에 사들인 토지는 다소 비싼 값에 샀지만, 다른 토지의 경우 상당한 시세차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 일대의 땅값은 3.3㎡당 60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주변 중개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이 정도 시세면, 장씨가 보유한 토지는 최대 36억~37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제주도 S공인 관계자는 “요즘 제주도 땅값이 워낙 오른 터라, 10년 전과 비교하면 시세 차익이 크게 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순실씨 조카 장시호씨가 2010년 매입한 제주 서귀포시 색달동 임야.

한편 장씨는 제주도 자택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중문동 H빌딩 건물 4층을 2014년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2년동안 임차했다. B씨는 계약 당시 보증금과 1년치 임대료를 현찰로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2년째에는 임대료를 내지 않아 작년 8월 계약이 해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