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이 29일 출소하면서 '오너 부재 리스크'를 해소한 LIG넥스원의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구 전 부회장은 사기성 LIG건설 기업어음(CP) 발행 혐의로 2012년 징역 4년을 받고 구속 수감됐다. 대기업 오너 중 4년 만기 형량을 다 채우고 교도소에서 나온 것은 구 전 부회장이 처음이다,

◆ '오너 복귀' LIG넥스원... 수출길 열릴까

구본상 전 부회장은 수감 전 LIG넥스원(079550)의 해외 영업을 진두지휘했다. 2007년 CEO(최고경영자)에 오른 구 전 부회장은 해외 사업 조직을 개편했다. 그 결과, 중남미·인도네시아에 함대함 유도무기, 휴대용 지대공무기 등을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

방산업계에서는 LIG넥스원의 수출 실적은 구 전 부회장이 갖고 있는 인적 네트워크가 밑바탕이었다고 평가한다. 실제로 구 전 부회장이 자리를 비운 동안 LIG넥스원은 몇 차례 해외 수출 기회를 가졌으나 오너 부재로 계약 성사 직전에 불발한 경우가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방산 분야에선 보안성과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며 "이 때문에 대형 빅딜은 오너간 구두 약속 등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구 전 부회장의 제1과제를 해외 영업망 회복으로 꼽는다. 특히 구속 기간 관계가 끊겼던 인적 네트워크를 회복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점을 들어 구 전 부회장이 당분간 회사 공식 직함을 달지 않고 자유인의 상태로 해외 활동에 전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구속기간 세계 방산 트렌드도 많이 바뀌었다. 구 전 부회장이 해외 시장 상황과 기술 동향 등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며 "세간의 눈을 의식해 경영에 바로 복귀하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일단은 쉬면서 경영 청사진을 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함대함 유도무기 해성 발사장면.

◆ 구속 기간 달라진 방위산업 환경

구 전 부회장 수감 기간 국내 방위산업 환경은 급변했다. 대형 인수합병이 연이어 이뤄지며 경쟁 구도가 상당히 달라졌다.

LIG넥스원의 경쟁사인 한화는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 삼성탈레스(현 한화시스템), 두산DST(현 한화디펜스) 등을 인수하며 '방산 공룡'으로 탈바꿈했다.

LIG넥스원은 한화와의 수주 경쟁에서 고배를 마시며 새 먹거리 발굴에 차질을 빚고 있다. 차세대 한국형 전투기(KFX)의 능동위상배열(AESA)레이더 수주전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미 AESA 레이더 기술을 확보한 LIG넥스원은 KFX AESA 개발업체로 선정될 것이라고 기대했으나 한화시스템에 자리를 내줬다.

두산DST 인수전에서도 한화테크윈에 밀렸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한화가 두산DST를 인수할 수 있었던 것은 오너인 김승연 회장의 의지가 들어갔기 때문"이라며 "LIG넥스원도 두산DST 인수를 노렸지만 오너가 없는 상황에 적극적으로 나서긴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업계에선 최근 LIG넥스원의 주력인 유도무기 발주가 꾸준히 늘면서 매출과 영업익은 성장하고 있지만 LIG넥스원의 미래 여건은 녹록치 않다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방산업계에서는 구 전 부회장의 조기 복귀론도 솔솔 나온다. LIG넥스원 내부에선 조기 복귀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오너 경영인의 장기부재로 대규모 투자, 수출 확대, 신사업 참여 등 경영상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오너의 복귀 문이 열린 만큼, 가시적인 수출 사업 성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