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453m의 초고층 빌딩 인천 청라시티타워가 10년 만에 사업자를 확정하자 일대 집값이 개발 기대를 타고 꿈틀거리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 21일 청라국제도시의 청라시티타워와 복합시설 건설·관리·운영 프로젝트 사업자 후보로 보성산업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보성산업이 관리운영을 맡고, 한양이 시공을, 미국의 ‘타워 에스크로우’가 외국인 투자자로 참여한다.

청라시티타워 투시도.

청라국제도시 시티타워 및 복합시설 개발사업은 청라호수공원 중심부에 있는 복합용지 3만3058㎡에 453m 높이의 초고층 빌딩과 쇼핑·문화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하 4층, 지상 25층에 영화관과 전망대, 레스토랑, 다목적홀 등이 들어선다. 시티타워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555m)와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에 들어설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553m)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높은 초고층 빌딩이다.

청라시티타워는 지난 2007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사업을 추진했지만, 발주방식과 수익성 부족 등을 이유로 사업자 선정에 애를 먹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해 시티타워 건립을 위해 세 차례 사업자 공모를 시행했으나 참여업체가 없어 무산됐다. 이후 LH로 사업 추진 주체가 변경돼 올해 2월부터 사업자 재공모에 나섰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내년 하반기에 시티타워 착공에 들어가 2021년 준공할 계획이다.

개발 소식에 청라지구 일대 집값도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청라지구가 있는 인천 서구의 아파트 주간 매매 상승률은 이달 3일 기준 0.05%에서 지난 17일에 0.19%까지 올랐다. 최근 1년 동안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최근 3개월간 인천 서구 지역의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일대 매매가격 역시 소폭 상승했다. 지난 9월 기준 서구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억2246만원으로 1년 전(2억2065만원)과 비교해 8.7% 올랐다.

H건설사가 지난 8월 분양한 아파트의 소형 평수(59㎡, 84㎡)에는 프리미엄(웃돈)이 최근 한 달 새 2000만~3000만원이 붙었다. 청라지구 믿음공인 관계자는 “호수가 보이는 높은 층일수록 인기가 많다”며 “지난달부터 투자 문의가 늘어나더니 시티타워 사업자 발표 이후 프리미엄 상승세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분양한 J아파트는 대형 평수(99㎡, 113㎡, 132㎡) 위주로, 프리미엄이 2000만~3000만원 붙은 상태다. 중소형 평형대 아파트(84㎡, 95㎡)와 오피스텔(45㎡, 55㎡)로 구성된 E아파트는 지난해 10월 분양 이후 프리미엄이 대략 1000만~1500만원까지 올랐다.

청라시티타워와 함께 지하철 7호선 연장과 복합 단지 조성 등의 호재도 있다.

지하철 7호선을 청라국제도시까지 연장하는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가 다음 달에 나온다. 지하철 9호선과 공항철도를 연계해 운영하는 것도 2019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이 밖에 M버스와 BRT(간선급행버스) 등 교통망도 확충되고 하나금융타운, 차병원 의료복합타운, 로봇테마파크, 신세계 복합쇼핑몰 등 대형 개발사업들도 진행되고 있다.

청라지구공인 문지혁 소장은 “지난달부터 3000만~5000만원 이상 호가가 오른 곳들이 나오고 있다”며 “일시적 강세인지 좀 더 지켜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