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가까이 줄어들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다 7월부터 24차례 이어진 노조 파업이 결정타였다. 현대차의 올 3분기 영업이익 규모와 영업이익률은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이 의무화된 2010년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현대차는 26일 "올해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현대차만 그런 것은 아니다. 현대차에 자동차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업체들도 줄줄이 3분기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현대차 파업 후폭풍의 도미노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현대차, 2010년 이후 최악의 성적표
현대차는 26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3분기 경영실적 발표회에서 매출 22조837억원, 영업이익 1조68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각각 5.7%, 29%씩 줄어든 것이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도 4.8%로 1년 전보다 25% 줄어들었다. 특히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2011년 10.3%를 기록한 뒤 4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신흥시장 통화 약세와 수요 부진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공장 파업 여파로 생산이 감소하면서 고정비 비중이 상승해 영업이익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 달성에 대해서는 "러시아, 브라질과 주요 수출 지역인 아시아와 중동의 경기 둔화 지속에다 파업 영향까지 겹쳐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초 현대기아차의 연간 판매 목표를 전년도 목표였던 820만대보다 7만대 낮춘 813만대로 잡았는데, 이마저도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실적 악화와 관련, 현대차그룹 51개 계열사 소속 전체 임원 1000여명은 이달부터 자신들의 급여 10%를 자진해서 삭감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협력업체들도 줄줄이 실적 악화
장기간 파업 등의 영향으로 현대차에 자동차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업체들도 줄줄이 실적이 악화됐다. 자동차 범퍼, 플라스틱 내장재 등을 납품하는 LG하우시스는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한 362억원에 그쳤다. 연 매출 3조원 안팎을 거두는 이 회사는 자동차 소재 부문이 전체 매출의 40%에 달하는 구조다. LG하우시스 관계자는 "파업 등의 영향으로 국내 완성차 생산 대수가 줄어들면서 자동차 소재 부문 수익성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아직 3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선 "현대차 파업 영향으로 대부분의 협력사들 실적이 악화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자동차 헤드램프 등을 생산하는 에스엘과 전기차용 모터를 생산하는 S&T모티브는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 3% 줄어들 전망이다. 자동차 경량화 소재를 현대차에 납품하는 한화첨단소재도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0% 정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의 부품회사들도 실적 악화를 피하긴 힘들어 보인다. HMC투자증권은 "현대위아의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4%, 34.8% 줄어든 1조7542억원과 728억원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자동차산업 구조상 완성차 업체가 기침을 하면 협력업체들은 독감에 걸리는 상황"이라며 "현대차와 상장회사인 주요 부품업체들의 실적이 이렇게 악화됐다면, 규모가 영세한 2·3차 협력업체들은 적자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