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HC 물질, 뇌 염증 유발 확인

국내 연구진이 역분화줄기세포(iPS,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이용해 난치성 신경질환인 '부신백질이영양증'이 유발하는 뇌 염증 원인을 처음으로 밝혔다.

김동욱(사진) 연세대 의대 교수 연구팀은 부신백질이영양증 환자에게 처음으로 iPS를 만든 뒤 이 iPS 분석을 통해 부신백질이영양증의 원인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판 25일자(현지시간)에 게재됐다.

iPS는 완전히 자란 체세포에 세포 분화 관련 유전자를 집어넣어 마치 배아줄기세포처럼 어떤 세포로도 분화해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수많은 세포로 분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이유로 '유도만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기술을 개발한 일본 교토대 야마나카 신야 교수는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연구진이 iPS 연구로 원인을 밝힌 부신백질이영양증은 1992년 개봉한 영화 '로렌즈 오일'에 등장한다. 이 질병은 'ABCD1'이라 불리는 세포 내 소기관의 유전자 변형으로 긴사슬지방산이 분해되지 못하고 세포에 쌓이면서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축적된 긴사슬지방산이 뇌의 염증을 유발해 뇌세포가 사멸하고 결국 식물인간 또는 사망에 이르는 치명적인 신경 질환이라는 것이다.

연구팀은 부신백질이영양증 환자로부터 iPS를 만들고 정상인의 iPS와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환자로부터 얻은 iPS에서 뇌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인 '25-HC'를 만드는 유전자가 과다하게 발현돼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 이 25-HC라는 물질이 긴사슬지방산에 의해 유도되는 현상도 관찰했다. 부신백질이영양증이 일으키는 뇌 염증의 직접적인 원인 물질이 세포 내에 축적된 긴사슬지방산이 아니라 25-HC라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김동욱 교수는 "25-HC라는 물질에 의해 뇌 염증이 생긴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에 이 물질을 억제하는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할 수 있게 됐다"며 "다양한 후보물질의 임상연구를 통해 부신백질이영양증의 치료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