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출시된 애플 ‘아이폰7’이 미국과 중국에 출시된 아이폰7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이폰7에 탑재되는 통신칩(모뎀칩)이 제조사에 따라 성능 차이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21일(현지시간) 포츈, 포브스 등 외신은 “지역별로 출시된 아이폰7의 모델별 메모리 읽기·쓰기 속도 및 네트워크 연결 성능에 차이가 있다”며 “퀄컴 모뎀칩을 탑재한 제품과 인텔 모뎀칩을 탑재한 제품간 30~75% 정도의 성능 차이가 나타난다”고 보도했다. 이들 매체는 미국 통신장비 조사업체인 셀룰러 인사이트의 조사자료를 인용했다고 밝혔다.

셀룰러 인사이트가 테스트한 퀄컴과 인텔 모뎀칩 탑재 아이폰7 성능 비교 그래프. 빨간선이 퀄컴 모뎀칩을 탑재한 아이폰7, 파란선은 인텔 모뎀칩을 탑재한 아이폰7

조사자료에 나타난 모뎀칩별 성능 차이는 통신망 연결속도, 통화 끊김현상, 다운로드 속도, 배터리 사용량 등에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밀란 밀라노비치 셀룰러 인사이트 관계자는 “모든 테스트에서 퀄컴 모뎀칩을 탑재한 아이폰7 플러스가 인텔 모뎀칩을 쓴 기종보다 통신망 연결 및 데이터 다운로드 속도 등에서 우수한 결과를 나타냈다”며 “우리는 정확하게 두 모델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어서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났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애플은 아이폰6S 시리즈에는 롱텀에볼루션(LTE) 모뎀칩을 퀄컴으로부터 전량 공급받았다. 하지만 아이폰7은 퀄컴과 인텔 2곳에서 조달했다. ‘멀티 벤더 시스템’은 업체들을 경쟁시켜 단가를 낮출 수 있고 공급 부족 등의 위험 부담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인텔 모뎀칩을 탑재한 아이폰7은 주로 유럽과 영국에, 퀄컴 모뎀칩을 탑재한 모델은 미국과 중국에서 출시됐다. 국내에 유통된 아이폰7은 인텔 모뎀칩이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의 모바일 통신칩(모뎀) ‘스냅드래곤820’

한편 아이폰7 32기가바이트(GB) 모델의 성능이 아이폰7 128GB보다 훨씬 뒤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폰7 32GB 모델이 128GB 모델보다 최대 8배 느린 것으로 조사됐다.

GSM아레나는 스마트폰 성능 비교 사이트 ‘베이스마크 OS2 벤치마크’의 자료를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GSM아레나는 4K 비디오 촬영 후 이를 애플 공식 사진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읽고 쓰는 실험을 했다. 실험 결과 아이폰7 플러스 32GB 모델의 읽기 속도는 691메가바이트(MB)/s, 아이폰7 128GB는 926MB/s로 나타났다. 쓰기 속도는 아이폰7 플러스 32GB가 39.6MB/s, 아이폰7 128GB가 308MB/s로 8배 가량 차이가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