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버스시장에서 현대차 대형버스인 유니버스가 의미 있는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 시장은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힘을 못 쓰는 곳으로 유명하다. 일본 현지 업체들의 경쟁력이 높고, 일본인들이 자국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강하기 때문이다.

23일 현대차에 따르면 유니버스는 올 초부터 9월말까지 일본 시장에서 124대가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지난해 판매량인 100대를 넘어선 상태다. 연말까지 150대 이상 판매할 것으로 현대차는 기대하고 있다. 유니버스는 2009년부터 2014년까지 매년 30∼90대씩 팔렸었다.

유니버스의 판매 대수는 많지 않지만 일본 버스시장 점유율 기준으로 약 5% 가량을 차지한다. 일본 버스시장은 연간 2400대 수준이다.

현대차 홈페이지 캡쳐

일본 버스시장은 다임러와 볼보가 주주로 참여한 후소와 UD트럭, 도요타 계열의 히노, 히노와 이스즈가 합작한 J버스 등이 장악하고 있다. 여기에 닛산과 마쓰다가 화물차를 생산하고 있어 유니버스를 제외하면 독자적인 외국산 상용차는 찾아보기 힘들다.

현대차 유니버스가 일본 버스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게 된 이유는 2009년 이후 큰 문제 없이 일본 시장에서 판매되며 제품 신뢰성을 축적해 왔기 때문이다. 또 출시 시기가 오래된 경쟁 버스보다 유니버스는 최신 기능을 탑재했다.

일본 대형 관광버스 업계가 활황을 보이는 것도 유니버스 성장의 원인으로 꼽힌다. 일본에 중국 단체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면서 관광버스 수요 증가했다. 수요 감소세의 일본 승용차시장과 달리 버스시장은 연간 15% 안팎 성장세를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본 현지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입맛에 맞춘 제품을 신속하게 공급하는 데 공을 들였다"며 “유니버스의 선전으로 폐쇄적인 일본 시장에서 현대차의 이미지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2009년 일본 승용차 시장 철수를 선언한 뒤 버스·트럭 등 상용차 사업만 존속시켰다. 현대차는 일본에서 2004년 연간 최고인 2524대를 판매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