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기업들이 빚을 갚느라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기업을 분석한 결과 매출액 대비 금융비용 부담률이 20%를 넘는 곳은 12개사인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비용부담률이 10%대인 곳은 19개사였다.

금융비용부담률은 이자비용 등의 금융비용을 매출액으로 나누어 구한다. 이 비율이 10%라고 한다면, 한 기업이 물건을 1000원어치 팔아 100원은 이자를 내는 데 사용했다는 뜻이다. 금융비용부담률이 높을수록 기업은 차입금에 따른 부담이 큰 것이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금융비용부담률이 가장 높은 곳은 유가증권 상장 기업인 신한이었다. 건축·토목·플랜트 사업 등을 영위하는 신한은 상반기 19억8525만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10억3761만원을 이자를 갚는 데 사용해 52%의 금융비용부담률을 기록했다.

신재생에너지 관련 업체인 코스닥 상장사 일경산업개발은 상반기 11억2282만원어치 물건을 팔았는데, 이 중 4억8101만원을 이자비용 등으로 사용해 42%가 넘는 금융비용부담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상장 기업인 한국테크놀로지와 유가증권 상장사인 키위미디어그룹은 30%가 넘는 금융비용부담률을 나타냈다.

금융비용부담률이 20%를 넘은 곳은 소프트맥스와 팬젠(222110), 코리드, 제낙스, 셀루메드(049180), 사파이어테크놀로지, 제이준, 오스코텍(039200)등이었다.

문제는 금융비용부담률이 높은 기업들은 제대로 된 경영활동을 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신한은 상반기 17억원 가까운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지난해에 이어 2년째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일경산업개발 역시 8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20% 이상의 금융비용부담률을 기록한 회사 중, 올 상반기 영업이익을 기록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국내 벤처캐피털(VC) 업계의 한 심사역은 "금융비용은 기업의 경영활동과 무관하게 차입금에 대한 대가로 고정적으로 나가는 비용"이라며 "주가가 재료와 수급에 의해 움직인다고는 하나, 높은 금융비용을 가진 회사에 투자할 때는 혹시 모를 리스크에 대비하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한 상장기업 관계자는 "기업을 경영하다 보면 부득이하게 차입을 하는 일이 발생하지만, 차입비용이 지나치게 커지면 이자를 내는 데 정신이 팔려 연구·개발(R&D)이나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을 여력이 없어지게 된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기업을 피하는 편이 안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