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신한·국민·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과 농협, 일부 지방은행에 가계대출의 가파른 증가세가 재무 리스크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 강화를 주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반포주공아파트 1단지 전경.

20일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은행들로부터 가계대출 수준, 증가 요인, 리스크 요인, 향후 가계대출 관리 방향 등을 서면으로 제출 받았다"며 "이를 토대로 지나치게 가계대출이 늘어난 대부분 은행에 가계대출 관리를 지도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688조4000억원으로 한 달 사이에만 6조1000억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기준 증가폭은 한은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지난해 9월(6조2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국민·우리·하나·신한·농협·기업 등 6대 은행의 9월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74조617억원으로 전월(371억5049억원) 대비 3조968억원 늘었다. 은행별로는 KEB하나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가장 많이 늘었다. 지난달 1조9865억원이 증가해 6대 은행 전체 증가액의 64%를 차지했다.

이밖에 국민은행은 1조568억원, 신한은행은 5587억원 늘었다. 반면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각각 8700억원, 1500억원 줄었다.

현재 금감원의 종합검사가 진행 중인 KEB하나은행의 경우 가계대출 현황을 동시에 검사하고 있다. 금감원은 은행권 중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가장 가파른 KEB하나은행에 대해 가계부채 속도 조절을 주문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또 다음주 검사가 예정된 기업은행 역시 가계부채 증가 규모를 들여다볼 예정이다.

앞서 금감원은 가계대출 규모가 자체 설정한 연말 목표치를 넘어서거나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은행을 특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10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지난 8월 25일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 방안의 후속조치 차원에서 은행이 자율적으로 설정한 연말 가계대출 목표치 상황을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다만 이번 검사에서 은행에 가계부채 총량을 제한하거나, 규모를 인위적으로 줄이라는 지도는 하지 않을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계대출이 급격히 증가한 은행에 대해선 속도 조절이나 리스크 관리를 지도할 것"이라며 "인위적인 가계대출 총량 규제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