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계 은행들이 한국 시장에서 줄줄이 철수를 결정했다. 글로벌 금융규제 강화와 스페인 국가 신용등급 강등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탄데르 은행 지점

방코 빌바오 비즈카야 아르젠타리아(BBVA)은행 서울지점 관계자는 “BBVA가 최근 본사 차원에서 서울 지점 철수를 결정했다”고 18일 밝혔다. BBVA서울지점은 한국 금융시장 철수 의사를 금융위원회(정부)에 알렸다.

BBVA은행은 스페인내 자산규모 2위 은행이다. 자산은 약 7500억 유로, 매출액은 236억 유로에 달한다. 지난 2007년 서울 사무소를 열면서 우리나라에 진출했고 2011년 지점으로 승격돼 영업을 해왔다.

BBVA은행 서울 지점 자산은 8194억원 규모(6월말 기준)다. 자본금은 528억원 수준이고 직원은 23명이다. 이 은행은 내년 상반기까지 지점 정리 절차를 진행한다. 다만 사무소는 남겨둘 계획이다.

스페인 내 자산규모 1위 은행인 산탄데르은행(방코산탄데르에스에이)도 서울 사무소를 철수하기로 했다. 산탄데르은행은 홍콩에서 아시아 지역 영업을 총괄할 것으로 전해졌다.

산탄데르은행은 1857년 설립된 스페인 은행으로 지난해 자산은 1조510억 유로, 총수익은 453억 유로다. 직원은 19만여 명이다.

앞서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 골드만삭스, 바클레이스, UBS 등 유럽계와 미국계 은행들도 한국 금융시장 철수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RBS, 골드만삭스, 바클레이즈, UBS 등 외국계 금융사들이 철수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본사 차원에서의 공식적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외국계 은행들이 줄줄이 한국 시장을 떠나는 것은 글로벌 금융 규제 강화에 따른 은행의 규모 축소와 스페인 국가 신용등급 강등으로 인한 조달 금리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결제은행(BIS) 산하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가 2010년 내놓은 국제은행자본규제 바젤Ⅲ로 외국계 은행들의 국내 금융시장 영업이 쉽지 않은 상태가 계속돼왔다.

또 스페인의 국가 신용등급이 BBB+로 낮은 단계에 머물러 조달금리가 상승한 것도 한국 금융시장 철수에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