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 일부 코스닥 기업들이 감자(減資)와 증자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투자자들이 이중 피해를 겪고 있다.

유무선 통신 전문업체 아큐픽스는 지난 11일 보통주 6주를 1주로 무상병합하는 감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아큐픽스는 이날 곧바로 전체 발행 주식 수의 6.4% 규모에 해당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상증자 절차가 완료되면 아큐픽스의 최대주주는 제3자배정 대상자인 '레드코어밸류업1호사모투자합자회사'로 변경된다. 이 경우 제3자배정 대상자는 기업이 감자를 진행해 가격이 떨어진 상태에서 증자에 참여하면서 비교적 손쉽게 최대주주 지위를 차지한다. 반면, 기존 주주들은 감자에 이어 증자까지 두 번 연속으로 타격을 입은 격이 됐다.

아큐픽스 주가는 공시 후 거래 첫날인 지난 12일 20% 가까이 급락했고, 이후 6일 만에 25.83% 하락했다. 18일에는 장중 52주 최저가(702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비철금속 제조업체 갑을메탈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보통주 5주를 1주로 병합하는 무상감자 계획을 17일 장 마감 후 공시한 뒤 연이어 전체 발행 주식 수의 28.25% 규모에 해당하는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갑을메탈은 18일 가격제한폭(29.69%)까지 떨어진 805원에 거래를 마치며 하한가를 기록했다.

시간차를 두고 감자와 유상증자 결정을 발표하는 경우도 있다. 전자부품 제조업체인 태양씨앤엘은 지난 4월 감자 결정을 처음으로 공시한 뒤 6월10일 유상증자 결정 소식을 밝혔다.

그렇다면 기업들이 감자 후 증자를 단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감자란 '자본의 감소'를 뜻한다. 기업은 재무구조가 불안해 돈이 필요하거나 기업 규모를 줄여야 할 때 자본을 줄인다. 감자를 단행한 기업은 자본금이 줄어든 만큼 새로운 외부 자금이 필요하다. 이때 기업들은 보통 유상증자를 활용한다. 또 재무구조 등에 문제가 있는 기업을 노리는 투자자들은 오히려 증자 전 감자를 요구하기도 한다.

그러나 감자 후 유상증자를 단행하면 유통하는 주식 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기존 주주들은 보유 지분율 감소를 감수해야 한다. 이에 투자자들의 매도가 급증하는 경우가 많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일반적으로 감자와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기업들은 재무적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종목들은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신중하게 투자에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