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 구매한 뒤 한참 기다리고, 발화 논란으로 리콜까지 했는데…이번에는 구형 모델로 바꾸라고?"
"바보가 아닌 이상 최신폰 쓰다가 지나간 제품으로 교체하고 싶은 사람이 있겠습니까?"
"임대폰 지급 후 갤럭시S8으로 무상교체 해달라는 요구도 소비자 입장에선 한 번 참고 말하는 겁니다. 버린 시간과 받은 스트레스가 얼마나 많은데…"
삼성전자가 대(大)화면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의 생산·판매 중단을 발표한 이후 현재까지 이 회사 뉴스룸에 달린 수백개의 댓글 가운데 일부다. 여러 가지 불만이 쏟아졌지만 상당수 사용자들이 "우리가 잘못한 상황도 아닌데 신제품(갤럭시노트7)을 반납하고 구형 제품을 쓰라고 요구하다니 황당하다"고 적었다.
'충성 고객군'에 속하는 노트 시리즈 사용자들의 민심이 악화되자 삼성전자도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 회사는 현재 갤럭시S7 시리즈로 교환하는 갤럭시노트7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내년에 나올 갤럭시S8 또는 갤럭시노트8으로 교체해주는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 "최고급 기종 구매했는데, '다운사이징' 하라고?"
삼성전자는 지난 11일 갤럭시노트7의 생산·판매 중단을 발표하면서 "갤럭시노트7 사용자들은 최초 구매처(개통처)에 방문해 환불 받거나 다른 모델로 교환하시기 바란다"고 안내했다. 그러자 갤럭시노트7 사용자들이 분통을 터뜨리며 삼성전자 뉴스룸에 거친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통신사에 따라 이달 20일까지 다른 기종으로 교환하면 10만원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고 했지만, 사용자들의 불만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사용자 문형준씨는 "예약 구매한 다음 오래 기다렸고, 발화 이슈로 리콜할 때도 기다렸다"며 "개인적인 시간을 많이 빼앗겼는데 이번에는 성능이 떨어지는 기기로 교환하란 말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문씨는 "보상을 하려면 제대로 해라. 삼성 모바일 이벤트몰 쿠폰 3만원권이 말이 되느냐"고 따졌다.
또 다른 사용자(정부는 이럴 때 뭐하나)는 "타사 제품으로 교환해도 된다고 하는데, 삼성 스마트폰만 써온 나 같은 고객에겐 힘든 선택"이라며 "왜 이런 불편함을 고객인 우리가 안고 가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적었다.
이 사용자는 "첫 번째 리콜 당시 주말에 서비스센터를 찾은 사람도 있을 것이고, 평일에 반차 또는 연차를 쓴 사람도 있을 것"이라며 "이동에 든 시간과 주유비·대중교통비 등을 다 무시하고 정해진 날짜까지 교환·환불을 끝내라는 조치가 정당한가"라고 말했다.
불만을 쏟아낸 사용자들은 대부분 "삼성전자가 갤럭시S8이나 갤럭시노트8이 나올 때까지 갤럭시노트7 구매자들을 책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사용자 김대현씨는 "갤럭시S7 시리즈를 일부러 구매하지 않고 갤럭시노트7을 기다렸다가 샀다"면서 "구매자가 손해 보는 일 없이 넘어갈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용자(고객은 바보가 아닙니다) 역시 "갤럭시노트7을 잘 쓰고 있는데 하위 버전 제품으로 바꾸라는 건 말도 안되는 조치"라며 "갤럭시노트8이 나올 때까지 여유를 주든지 대여폰 서비스를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갤럭시노트7 사용자들끼리 집단 행동을 해야 한다는 글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한 사용자(노트7 계속 사용할거다)는 "여럿이 뭉쳐 단체로 움직여야 한다. 여기(뉴스룸)에 댓글을 써봐야 아무 것도 변하지 않을 것 같다"며 "갤럭시노트7을 계속 사용하고 싶은 사람들끼리 모이는 커뮤니티가 있으면 알려달라"고 적었다.
◆ "충성고객 놓치지 않겠다"…삼성, 교환 프로그램 준비 중
구매자들의 불만이 커지자 삼성전자도 서둘러 상황 수습에 나섰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이 회사는 현재 갤럭시노트7 사용자들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을 마련 중이다. 사용자가 갤럭시노트7 대신 올해 상반기에 출시된 갤럭시S7 시리즈를 선택(할부 12개월 조건)하면 내년에 잔여 할부금 부담 없이 갤럭시S8 시리즈 또는 갤럭시노트8으로 갈아탈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 프로그램은 미래창조과학부의 인가 절차를 거쳐 3~4일 내에 정식 발표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다른 스마트폰 브랜드에 비해 충성도가 높은 갤럭시노트 시리즈 사용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특별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재광 한국산업기술대 경영학과 교수는 "충성 고객군은 기업의 이익과 직결돼 있어 기업 가치와 생사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기업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씌워지면 해당 기업은 그 굴레에서 벗어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며 "삼성전자는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앞으로도 꾸준히 사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온라인 구매자? 해외 체류자는?…여전한 불만은 숙제
삼성전자의 고군분투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가 갤럭시노트7 사용자들과 풀어야 하는 과제는 여전히 많다. 당장 온라인 구매자들의 불만을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정말 승질나네'라는 이름의 사용자는 "갤럭시노트7을 인터넷에서 샀는데 개통처 위치가 전라도라고 한다"며 "나는 서울에 거주 중인데 교환·환불을 위해 전라도에 가야 하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사용자(뭐하는 거임)는 "나는 서울에 살고 있고, 갤럭시노트7을 온라인에서 샀다"며 "환불 받으려면 전주까지 가야하는데, 해당 매장이 전주에 실제로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해외 체류 중이거나 여행 중인 사용자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 사용자 정태영씨는 "갤럭시노트7을 오만에서 구매했고, 지금은 카타르에서 근무 중"이라며 "카타르 현지의 삼성전자 매장에서 교환 가능한지, 아니면 비행기 타고 오만에 다녀와야 하는지 궁금하다"고 적었다.
한 사용자(노트7lyt)는 "지난 16일 두바이에서 스페인으로 가는 아랍에미리트 항공기에 탑승하던 도중 갤럭시노트7을 압수 당했다"며 "개인정보와 신용카드 정보가 담긴 삼성페이 기능이 설치된 제품을 빼앗겼는데, 구체적인 안내 없이 홈페이지 공지 정도로 일관하는 삼성전자의 태도에 원망과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005930)관계자는 "갤럭시노트7 고객들께 불편을 끼쳐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사태가 원활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