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에 사는 김지연(58)씨는 한 달에 서너 번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장을 본다. 김씨는 "온라인에서 사면 소액을 결제해도 배송이 된다는 점이 매력적이어서 온라인 쇼핑을 자주 한다"며 "스마트폰을 주로 이용하는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김씨는 3개월 전에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태국 여행 패키지 상품을 구매하기도 했다.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5060 시니어 세대가 큰손으로 등장하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5060세대의 온라인 구매가 매년 많이 늘어나고, 시니어들의 온라인 창업도 급증하고 있다. G마켓·옥션·11번가 등 온라인 쇼핑몰들도 시니어 세대를 위한 제품을 대폭 보강하며 5060세대 잡기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 쇼핑의 큰손으로 등장한 디지털 시니어

온라인 쇼핑을 하는 5060 소비자는 최근 2~3년 새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SK플래닛 11번가에 따르면 5060 소비자는 3년 전과 비교하면 47%나 증가해 현재는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넘어섰다. 백화점·마트·외식업체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e쿠폰·상품권'은 시니어 고객들이 집중적으로 구매하며 올 9월까지 판매량이 작년보다 280%나 급증했다. SK플래닛 관계자는 이에 대해 "5060 고객들이 오프라인에서도 쓸 수 있는 e상품권이라는 점에 매력을 느낀 것"이라며 "5060 시니어는 구매액도 다른 세대보다 훨씬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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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세대가 온라인 시장으로 진입하면서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제품도 다양화되는 추세다. 국내 최대 쇼핑몰인 G마켓에서는 브랜드 의류나 대형 가전, 명품 화장품, 캠핑·낚시, 건강·의료용품 등 시니어 세대가 선호하는 제품 판매량이 매년 20~30%가량 늘어나고 있다. G마켓 관계자는 "구매력 있는 시니어 고객이 온라인으로 옮겨오면서 롯데·현대·신세계 등 백화점들이 유명 의류·제화 브랜드와 함께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할 정도"라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시니어 고객을 타깃으로 한 코너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11번가 '실버용품' 코너에는 만보기·안마 기계·혈당 체크기·보청기 등 5060세대가 주로 사용하는 제품들을 판매한다. G마켓은 최근 '마담의류' 코너를 신설하고 5060 여성 고객들이 좋아하는 의류 브랜드를 모아놨다.

온라인 창업은 5060세대가 이미 20대 앞질러

온라인 쇼핑몰의 판매자에게서도 506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급증하고 있다. SK플래닛 11번가가 조사한 '온라인 판매자의 연령대별 비중'에서 5060세대 판매자는 전체의 13.6%를 기록해, 20대 판매자 비중을 앞질렀다. 온라인으로 스포츠용품을 파는 김병삼(52)씨는 "온라인 판매는 나이를 먹어도 젊은 사람 못지않게 할 수 있는 직업"이라며 "올해 매출이 작년보다 60%나 늘었다"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몰들은 전문 강좌를 개설하고 창업 지원금 제도를 도입하는 등 디지털 시니어 판매자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최근 5060세대 창업 희망자를 대상으로 한 '시니어 전문 강좌'를 월 1회에서 3회로 늘렸다. 수강 희망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작년 285명이 수료한 이 강좌는 올 9월 말 벌써 420명이 수강했다. 현재 추세라면 작년의 배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 강좌의 수료자는 대부분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옥션이나 G마켓에서 온라인 판매자로 활동하게 된다. 11번가는 다음 달부터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전문 교육과 창업 자금 지원 등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