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7의 정책이 어떻게 될 지 잘 모르겠습니다. 리콜 후 교환된 제품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이 적어 매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만약 40만원쯤에 판매하실 생각이 있으면 매입하겠습니다." (중고폰 매매상인)

삼성전자의 '대(大)화면'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의 중고 매물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국내 최대 중고거래 커뮤니티 중고나라 운영사인 큐딜리온에 따르면 지난 10일 하루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중고거래 게시글은 모두 168건(중복제외)으로 집계됐다. 지난 8월 19일 갤럭시노트7이 출시된 이후 가장 많은 갤럭시노트7 중고 거래 게시글이 올라 온 것이다.

온라인 중고물품 장터인 중고나라에 갤럭시노트7 판매글이 올라 온 모습

지난달 2일 삼성전자의 리콜 조치로 교환한 새 제품에도 발화 사고가 발생하자, 품질을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소비자들이 잇따라 중고 매물로 내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삼성전자가 11일 갤럭시노트7 판매를 중단해 갤럭시노트7의 중고값 폭락하기 전에 재빨리 제품을 처분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와 국내 이동통신사 모두 기존 신규가입, 기기변경을 금지하고 있는 상태지만, 기존 구입자들에 대한 대책에 대해서는 "검토중"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 중고나라 운영사인 큐딜리온은 중고 갤럭시노트7 제품을 구입한 후 발화 피해가 있을 수 있고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국내 이동통신 3사가 모두 판매 중단을 발표한 만큼 갤럭시노트7에 대한 중고거래를 자제하는 권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 새 제품이 발화하자 중고 매출 건수 껑충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IM) 사장이 리콜을 발표한 시기는 지난달 2일이다. 소손(燒損・불에 타서 부서짐) 문제 불거졌지만, 삼성전자가 발빠르게 리콜을 결정해 일일 중고매물 건수는 5~25건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리콜로 교환한 새 제품에서도 발화 사고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갤럭시노트7의 중고 매물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자료:중고나라 제공
9월19일~25일 일주일 간 중고나라에 갤럭시노트7의 판매글은 290건로 전주(95건)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이후에도 지속적인 배터리 발화 사고뉴스가 터지면서 중고매물은 점차 늘기 시작했다. 리콜 5주차인 9월 26일~10월2일에는 총 385건의 매물글이 올라왔다.

국내 폭발 소식이 알려진 직후인 10월 3일 갤럭시노트7의 하루 매물건수는 110건으로 급증했다. 갤럭시노트7의 일 매물건수가 100건을 넘는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그 결과 10월3일~10월9일까지 갤럭시노트7 매물등록 건수는 555건으로 전주(385건)에 비해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갤럭시노트7의 중고값이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제품의 폭발 위험 때문에 갤럭시노트7의 중고 매물 공급은 늘고, 수요는 줄면서 중고 가격이 크게 내려갈 수 있다. 또 갤럭시노트7 판매를 중단한 만큼 이동통신사에서도 중고거래로 구입한 갤럭시노트7의 가입을 처리해주지 않을 수 있다.

큐딜리온 관계자는 "중고시장에서 스마트폰 거래량은 출시 3개월 이내인 초기 시점과 1년 이상 경과된 말기 시점에 가장 많다"며 "하지만 갤럭시노트7은 배터리 폭발 이슈로 출시 한달 만에 중고 거래량이 폭증했다"고 말했다.

◆ 절반값에도 안팔리는 갤럭시노트7... 풍자 댓글만 가득

중고나라에 올라온 갤럭시노트7 매물글을 분석해보면 제품을 받은지 일주일이 채 안된 거의 새제품이 70만원 선에서 판매되고 있다. 한 때 없어서 못팔만큼 품귀현상이 발생했던 블루 코랄 색상 제품은 출고가보다 10만원 저렴하게 판매되지만, 구입 의사를 밝히며 댓글을 남긴 사람은 없었다.

배터리 발화로 소손된 갤럭시노트7의 모습

판매자들은 저마다 빠른 판매를 위해 게시글 제목에 '급매', '필독' 등 다양한 문구를 집어넣었다. 하지만 갤럭시노트7을 구입하겠다는 사람이 없어보였다. 사실상 판매자가 내놓은 갤럭시노트7 중고시세는 70만원 수준이지만, 구입자들이 원하는 가격은 20만~50만원 수준으로 격차가 큰 상황이다. 그 결과 거래가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게시글을 올린 한 판매자는 "비싼돈 주고 샀는데 골치 아파서 손해를 보더라도 중고로 내놨다"며 "삼성전자에서 보상에 대한 얘기는 없었고 가격이 더 떨어지기 전에 판매를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갤럭시노트7의 현 상황을 풍자하는 댓글도 많았다. 한 네티즌은 "폭탄을 누가 70만원에 사나요?"라며 이번 갤럭시노트7 폭발 사태를 강력히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중고로 쓰다가 터져도 보상해주나요?"라는 댓글을 남겼다.

이밖에도 네티즌들은 "폭발물은 사고파는게 아닙니다", "50만원에 목숨걸고 사봅니다.", "50에 사서 환불받음 따블장사되겠네요", "20만원에 폭탄처리해드림" 등의 조롱 섞인 댓글을 올렸다.

갤럭시노트7과 함께 매물이 급증한 제품은 삼성전자의 스마트밴드 '기어핏2'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예약판매 가입자들에게 사은품으로 제공한 기어핏2가 대거 중고나라 매물로 등록된 것이다.

갤럭시노트7은 예약판매 당시 약 40만대가 판매되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기어핏2에 대한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출시 일주일도 안돼 포장조차 뜯지 않은 기어핏2 새제품의 가격이 반값으로 떨어지는 상황도 발생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현재 삼성전자와 통신3사 모두 기존 구입자에 대한 환불 정책을 발표하지 않으면서 불안한 구매자들이 중고 매물을 내놓고 있다"며 "다른 모델 교환이나 계약철회, 환불 등 기존 구입자들의 대한 신속한 정책 발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