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한 달간 국내 증시는 박스권 내에서 움직이며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월초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등락을 반복하다가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증시는 순탄하게 상승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폭발사고는 국내 증시를 좌우하는 큰 변수로 작용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10월 국내 증시는 지난달 대비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사들은 예상 코스피 밴드 상단과 하단을 지난달보다 큰 폭으로 잡았다. 3분기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몇몇 기업들의 실적으로 인해 증시 등락이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또 월말로 갈수록 미국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해외를 비롯한 국내 증시도 약세장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증권사들의 10월 코스피지수 전망치

◆ 갤럭시노트7 폭발사고에 코스피 2000선 깨져...美 FOMC와 삼성전자에 좌우됐던 9월

9월 코스피지수는 1991.48(9월 12일 종가)과 2068.72(9월 29일) 사이에서 움직이며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 29일에는 종가 기준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9월 국내 증시가 비교적 좁은 박스권에서 움직이며 상승세를 탔던 것은 삼성전자와 FOMC의 미국 기준금리 동결 결정 때문이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센터장은 “지난 8월 삼성전자가 내놓은 신제품 갤럭시노트7 사전예약 판매량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코스피지수가 상승세를 보였다”며 “하지만 8월 24일 갤럭시노트7 폭발 사고가 발생하면서 삼성전자의 주가는 하락세로 접어들었고 9월 12일 146만5000원으로 월중 최저점을 기록했다. 이날 거의 두 달 만에 코스피지수 2000선이 무너졌다”고 분석했다.

이후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사태를 수습하는 단계로 접어들면서 주가가 다시 회복하자 코스피지수도 오름세를 보이는 등 박스권 안에서 삼성전자의 등락에 따라 소폭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FOMC 회의를 앞두고 9월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증시는 강세 이어갔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들어 기준금리 동결 여부를 두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가가 등락을 반복했지만 발표 2~3일 전부터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여론이 커지면서 주가가 오르기 시작해 동결 다음날까지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고 분석했다.

미국 기준금리 동결 발표 이후부터는 도이치뱅크 벌금 부과 사태와 국제유가, 미국 대선 후보 토론의 영향을 받았다. 9월 말부터 미국 정부로부터 벌금령을 받은 독일 도이치뱅크에 대한 우려로 글로벌 증시가 하락하면서 국내 증시도 약세를 보였다.

미국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우세했다는 분석에 국내 증시는 다시 상승했고, 석유수출국기구(OPEC) 비공식 회담에서 감산을 결정하자 계속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 3분기 실적 발표에 장 변동성 확대...미국 대선·금리 인상 시기 가까워 질수록 약세 전망

전문가들은 월초중반에는 3분기 기업 실적 발표에 의해 증시 방향이 좌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월말에는 미국 대선과 기준 금리 인상 시기가 가까워지면서 증시가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3분기 기업 실적은 예상보다 좋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전반적으로 기업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몇몇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변수로 작용함에 따라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10월 초 발표되는 삼성전자의 실적이 예상보다 개선된 수치를 기록하면서 초반 실적 발표 기간 흐름이 나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지기호 연구원은 “업계에서 갤럭시노트7 폭발 사태로 1조원이 넘는 규모의 감익이 실적에 반영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실제로 손실은 3분기와 4분기에 나눠 반영될 수 있기 때문에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괜찮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월말로 갈수록 미국 대선과 금리 인상 시기가 다가오면서 코스피지수가 주춤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지 연구원은 “28일에 발표될 것으로 예정된 미국 GDP 성장률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 질수도 있다”며 “또 과거 통계에 의하면 미국 대선 시기가 가까워 질수록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이 나타났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10월 예정된 2, 3차 미국 대선 후보 토론회도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토론회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우세할 경우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한편, 어느 후보가 우세하든 국내 증시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서 연구원은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상대적으로 대외 정책에 온건한 편이기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가 우세한 것보다 글로벌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 연구원은 “힐러리 클린턴도 무역 정책을 포함한 대외 정책에 보수적인 입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느 후보가 우세하든 토론회가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