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선거가 약 한 달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공화당 도날드 트럼프 후보가 90분 간 첫 TV 토론을 펼쳤다. 결과는 클린턴의 승리. 토론 직후 CNN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62%가 "클린턴이 토론을 더 잘했다"고 평가했다.
두 후보의 토론 결과는 우리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그간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클린턴과 트럼프 후보의 테마주가 다양하게 거론돼왔는데, 대선 효과가 작용하기엔 아직 시기상조인 듯하다. 클린턴 후보의 테마주 가운데 신재생 에너지 관련주가 오른 것 외엔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 신재생에너지株 올랐다...클린턴 효과?
한국시각으로 27일 오전 10시(현지시각 26일 오후 9시) 클린턴·트럼프 두 후보는 미 뉴욕주 헴스테드의 호프스트라대학에서 첫 TV 토론을 했다. 두 후보는 일자리 창출과 무역 협정, 주한미군을 포함한 군사 동맹 문제, 핵무기 문제 등을 놓고 열띤 논쟁을 벌였다.
이날 토론에서 클린턴 후보는 증세와 신재생 에너지 투자를 통해 고용을 창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석탄 등 전통 에너지원의 개발을 중요시해온 트럼프 후보와 반대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클린턴 후보의 1차 토론 승리가 영향을 미친 걸까. 국내 증시에 상장된 신재생 에너지 관련 업체들의 주가는 대체로 상승 마감했다.
태양광 발전 관련주인 오성엘에스티는 뚜렷한 이유 없이 전날보다 12.33% 오른 1230원에 거래를 마쳤다. 효성(004800)은 2.77% 오른 13만원에 마감했으며, 한화케미칼과 OCI(456040), 현대중공업도 2% 넘게 올랐다.
2차전지 관련주들도 상승했다. 엠케이전자(033160)는 5.74%, 후성(093370)은 3.71% 올랐으며 SK머티리얼즈와 포스코켐텍은 2% 넘게 상승 마감했다.
이에 반해 트럼프 테마주로 꼽히는 전통 정유주는 소폭 내렸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전날보다 1.25%, S-Oil(010950)은 0.13% 낮은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 '클린턴 테마' 헬스케어·바이오시밀러, 주가 영향 없어
이 외에 두 후보가 그간 강조해온 상반된 공약으로는 의료 관련 공약이 있다.
클린턴 후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실시해온 의료보험 시스템 개혁 법안(오바마케어)을 계승해나갈 가능성이 크다. 오바마케어의 주 내용은 전국민의 건강 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것이다. 클린턴 후보가 당선될 경우 병원과 의료시설, 헬스케어 관련주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클린턴 후보는 또 처방약 가격 규제를 오랫동안 주장해왔다. 저렴한 복제약의 사용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클린턴 후보가 당선될 경우 복제약(바이오시밀러)의 수출을 추진 중인 국내 바이오 업체들이 수혜를 볼 수 있다. 트럼프 후보의 공약은 약가 규제와는 거리가 멀다.
1차 TV 토론에서 클린턴 후보가 승리했다는 여론이 우세함에도, 헬스케어주나 바이오시밀러 관련주는 별 반응이 없었다. 의료기기 관련주는 3% 넘게 상승한 뷰웍스(100120)를 제외하곤 대부분 소폭 등락했거나 보합 마감했다. 바이오 시밀러 업체들의 주가도 1% 내외의 등락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한편, 트럼프 후보의 테마주로 꼽히는 방산주와 금 관련주 가운데서도 상승 마감한 종목들이 상당수 있었다. 트럼프는 첫 토론에서 패배했지만 테마주는 이와 관계 없이 오른 것이다.
트럼프 후보는 이날 토론에서 "미국은 일본과 한국을 방어하고 있는데 그들은 우리에게 돈을 지불하지 않는다"며 "우리가 재정적으로 엄청난 손실을 보고 있는 만큼, 그들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한미군 비용 부담과 관련된 논란이 불거지면 국내 방위산업체들의 주가가 오를 수밖에 없다.
풍산(103140)은 전날보다 4.15% 오른 3만3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산인프라코어도 2.52%, LIG넥스원(079550)도 2.22% 상승 마감했다.
금 관련주 역시 일부 상승 마감했다. 엘컴텍(037950)은 2.63%, 고려아연(010130)은 1.25% 올랐다.
앞서 월가 '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는 "트럼프가 당선되면 글로벌 무역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무역 전쟁으로 인해 국제 금값이 상승할 수 있는 만큼, 금을 사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