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의동 새누리당 의원 "불합리한 로열티 지급 개선해야"

회사원 김성진(42)씨는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4장의 신용카드를 매달 골고루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김씨는 1년에 한번 꼴로 나가는 해외에서는 신용카드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 이중결제로 골치 아팠던 경험이 있어 쓸만큼 현금을 환전하는 게 습관이 됐다. 그런데도 김씨의 카드 4장은 모두는 비자(VISA)나 마스터(MASTER) 카드 브랜드가 붙은 국내외 겸용 카드다.

그런데 김씨의 신용카드처럼 국내외 겸용 카드는 해외에서 사용한 경우뿐 아니라 국내에서 사용한 부분에도 결제 금액의 일정 비율을 비자나 마스타카드에 '로열티'로 지급한다. 이 로열티는 국내 카드사가 부담하지만, 결국 연회비 형태로 소비자에 전가된다. 그래서 국내외 겸용 카드 연회비는 국내 전용 카드보다 더 비싸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아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 카드를 발급할 때 소비자 대부분이 해외에서 사용하는 상황에 대비해 국내외 겸용 카드를 발급 받는다. 카드사 역시 국내 전용 카드보다 국내외 겸용 카드 발급을 더 적극적으로 권유한다.

◆ 로열티 지급 가장 많은 곳 비씨…수수료율은 삼성 최고

우리나라 소비자가 국내에서 카드를 사용하고도 해외 브랜드카드사에 지급한 로열티가 올해 상반기 6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겸용으로 발급 받은 카드를 국내에서 사용한 부분에 대해 수수료를 낸 것인데,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외 겸용 카드 중 한번이라도 해외 사용 실적이 있는 카드는 10장 중 2~3장 수준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의동 새누리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비자와 마스터 등 국제 브랜드 카드사가 국내 사용금액에 대해 올해 상반기(1~6월) 받아간 금액은 574억원이었다. 지난해 이 금액이 1137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올해 전체 금액은 지난해보다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 카드사 로열티 지급액과 수수료율. 우리카드는 비씨카드 회원사로 로열티 지급액이 별도로 표시되지 않았다.

국내 8개 전업 카드사 중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은 로열티를 지급한 회사는 비씨카드(우리카드 포함)로, 비자와 마스터카드에 총 128억원을 지급했고, 신한카드가 108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삼성카드가 86억원을 지급했고, 현대카드와 KB국민카드도 각각 70억원의 로열티를 냈다.

로열티 수수료율은 삼성카드가 0.00~0.12%로 가장 높았다. 로열티 수수료율은 같은 카드사에서 발급된 카드라도 카드 등급에 따라 차이가 있다. 비씨와 신한, 우리, 하나, 현대카드가 지급하는 로열티 수수료율은 0.00~0.04%로 낮은 수준이었고,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는 0.00~0.06%였다.

◆ 국제 카드사에 주는 로열티 결국 소비자 부담

국내에서 사용한 부분에 대해서도 국제 카드사에 수수료를 지급하는 로열티는 과거에도 여러차례 '국부(國富) 유출' 논란으로 이어졌다. 논란이 커지자 일부 카드사들이 아멕스, 은련카드 등 다른 국제 브랜드카드사와 국내 사용분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내지 않는 카드를 내놓거나 국내전용 카드 발급을 늘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국내 카드사의 로열티 지급 규모가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비자, 마스터에 대한 국내 카드사의 로열티 지급 규모는 2012년 1107억원에서 2013년 1086억원, 2014년 1015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2015년 1137억원으로 다시 늘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최근 해외 직접구매 등이 증가하면서 비자와 마스터 등 국제 카드 브랜드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겸용카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비자카드는 우리나라 카드사에 일방적으로 해외 사용 수수료 인상을 통보했다. 국제 카드사에 대한 막대한 로열티를 지급하는 관행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의동 의원은 "지나친 로열티 지급은 국내 카드사의 수익성을 악화시켜 결국 국내 소비자 피해로 돌아온다"며 "불합리한 로열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외 카드 제휴망 확대 등 다양한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