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국산 중형 스포츠유틸리차량(SUV) 현대차 싼타페와 기아차 쏘렌토의 독주를 막을 새로운 경쟁자 'QM6'가 등장했다. 기존 QM5의 후속 타자로 나선 QM6는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로, 지난 3년 6개월간의 개발 기간 3800억원이 투입된 르노삼성차의 야심작이다.

지난달 22일부터 시작된 사전계약에서 한달동안 8800여대가 계약될 정도로 QM6는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1일 충북 제천 일대 국도와 고속도로 100여km 구간에서 QM6를 타며 주행성능을 점검했다.

르노삼성차 QM6.

◆ SM6 빼닮은 세련된 외모, 공간도 넉넉해

QM6는 최근 중형 세단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SM6의 디자인을 빼닮았다. 르노의 최신 디자인 언어를 계승한 전면의 커다란 라디에이터 그릴과 'C'자형 LED 헤드램프는 강렬한 첫 인상을 준다.

측면은 짧은 프론트 오버행(앞바퀴와 범퍼 간 거리)과 근육질처럼 두툼한 차체 라인을 바탕으로 묵직한 SUV의 비율을 구현했다. 19인치에 달하는 알로이 휠에선 역동성이 느껴진다. 후면 역시 SM6처럼 가로로 길게 자리한 LED 리어램프를 적용했고, 범퍼 아래쪽에 배기구 모양의 크롬 장식을 입혀 디자인 완성도를 높였다.

르노삼성차 QM6.

차체는 기존 QM5보다 훌쩍 커졌다. QM6는 전장 4675mm, 전폭 1845mm, 전고 1710mm로 싼타페보다 약간 작은 크기지만,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축간거리는 2705mm로 싼타페보다 5mm 길어 공간 면에서 부족함이 없다. 1열과 2열 시트 어느 자리에 앉아도 편안하다.

실내도 SM6 디자인을 이어받았다. 대시보드는 좌우대칭 형태로 깔끔하면서도 안정감이 느껴진다. 가죽을 덧댄 스티어링 휠(운전대)과 가죽 시트는 부드럽고 고급스럽다.

센터페시아에는 8.7인치 세로형 터치스크린 패널이 자리했다. 스마트폰처럼 터치로 조작이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에어컨 풍량을 터치로 조절하는 것은 오히려 불편했다.

르노삼성차 QM6.

◆ 주행 밸런스 좋지만, 노면 소음은 거슬려

파워트레인으로는 2.0리터 dCi 디젤 직분사 터보 엔진에 일본 자트코(JATCO)사가 공급한 엑스트로닉 무단변속기를 탑재했다. 최고출력은 177마력, 최대토크는 38.7kg·m다. 여기에 2WD, 오토(Auto), 4WD 락(Lock) 3가지 모드를 제공하는 4륜구동 시스템(ALL MODE 4X4-i)을 조합했다.

시승차는 최고급형인 4WD RE 시그니처 트림(3470만원)에 모든 선택사양을 포함한 풀옵션 모델이다. 엔진으로부터 힘을 전달받은 무단변속기는 매끄럽고 부드럽게 가속을 진행한다. 시속 110km에서 엔진 회전수는 2000rpm 정도로 여유로운 고속주행이 가능하다.

르노삼성차 QM6.

다만 추월을 위해 급가속하거나 급경사와 같은 언덕에서 앞으로 치고 나가는 맛은 아쉽다. 차체 무게(공차 중량 1760kg)에 비해 출력과 토크가 넉넉한 편은 아니다. 7단으로 나뉘는 수동 모드를 사용할 수 있지만, 역동적인 주행을 즐기기에는 부족한 느낌이다.

전체적인 주행 안정성과 차체 밸런스는 만족스럽다. 속도를 높여도 코너를 안정적으로 진입하고 급차선 변경에도 좌우로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스티어링 휠은 운전자가 조작하는 만큼 비교적 정확하게 차체를 움직인다. 노면 정보를 읽는 서스펜션은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멀티링크 방식으로 승차감을 해치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차체 자세를 유지한다.

르노삼성차 QM6.

진동과 소음 부분은 느끼는 사람에 따라 개인차가 있지만, QM6의 경우 동급 모델들과 비교해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리가 거칠게 느껴졌다. 르노삼성차의 주장대로 프리미엄 SUV를 지향하는 차량인 만큼 차체 하부 방음에 좀 더 신경을 썼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19인치에 달하는 타이어도 승차감이나 연비 면에는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한다. QM6(4WD RE 시그니처 트림)의 공인 복합연비는 리터당 11.7km(도심 11.1km, 고속도로 12.4km)다. 이날 국도와 고속도로 중심의 100여km를 주행한 뒤 계기판에 표시된 평균연비는 리터당 11km였다.

르노삼성차 QM6.

◆ 싼타페·쏘렌토 대항마로 충분한 경쟁력

내수 침체 속에서도 실용성을 강조한 SUV의 인기는 여전히 뜨겁다. 싼타페와 쏘렌토는 올해 들어 월평균 1만대 이상이 꾸준히 팔리며 10%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QM6는 싼타페와 쏘렌토의 대항마로 태어났다.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을 펼쳐야 한다. 이미 지난 한 달간 진행된 사전계약에서 8800명 이상이 QM6를 선택했다는 것은 싼타페와 쏘렌토 외에 새로운 SUV를 찾는 수요가 분명하다는 방증이다.

QM6의 가격은 2WD 모델 2740만~3300만원, 4WD 모델 3070만~3470만원이다. 싼타페(2800~3765만원)와 쏘렌토(2785만~3655만원) 대비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점도 QM6의 인기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