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전인 1989년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제약회사 회장이 제주도에서 만났다. 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과 나가야마 오사무 쥬가이제약 회장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한국의 인재들과 일본 쥬가이제약의 연구개발 노하우를 합쳐 한국에서 신약을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두 사람의 신뢰로 만들어진 바이오 벤처 'C&C신약연구소'가 오랜 기간의 연구개발을 거쳐 혁신신약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데 성공했다.
JW중외제약 창업주 고(故) 이기석 회장의 손자이자 이종호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경하(사진) JW그룹 회장은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C&C신약연구소 R&D 전략 설명회'에 참석해 C&C신약연구소 설립 역사를 밝혔다. 이경하 회장은 지난해 8월 그룹 회장에 취임한 이후 1년 만에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국내 제약사 '오너'가 직접 공개 행사에 나서 신약 연구 성과를 설명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경하 회장은 "C&C신약연구소가 지금의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데는 이종호 명예회장과 나가야마 회장의 신뢰가 기본이 됐다"고 말했다. C&C신약연구소는 이날 열린 설명회에서 면역질환 치료제와 표적 항암제 등 현재 개발 중인 혁신신약 8종을 공개했다.
이 회장은 "혁신신약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C&C신약연구소가 개발하고 있는 혁신신약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을 것으로 자신한다"면서 "혁신신약 개발 분야에서는 국내 제약사 중 1위라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C&C신약연구소는 특히 이날 공개한 신약 개발 후보물질로 확정된 면역질환 치료제와 표적 항암제 2종은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기술 수출(라이선스 아웃)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C&C신약연구소는 JW중외제약과 일본 쥬가이제약이 50대 50 비율로 출자해 설립한 합작 바이오 벤처로 기술 수출에 대한 권리도 두 회사가 각각 절반씩 갖고 있다.
이 회장은 "C&C신약연구소가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들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충분히 관심을 가질 만한 혁신신약"이라며 "JW중외제약과 쥬가이제약이 신약 후보물질의 기술 수출에 있어 우선권을 가지지만, 해당 후보물질이 두 회사의 핵심 분야가 아닐 경우 다른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 수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C&C신약연구소가 모회사인 JW중외제약과 쥬가이제약이 아니라 제3의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 수출을 하게 된다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와 경상 기술료(판매 로열티)를 책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C&C신약연구소가 혁신신약을 계속 개발하는 데 있어 연구개발(R&D) 비용을 조달하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업공개(IPO)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한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현재 한국과 일본에서 임상 2상 시험이 진행 중인 통풍 치료제 'URC102'도 C&C신약연구소가 개발해 JW중외제약과 쥬가이제약에게 기술 수출했다"며 "C&C신약연구소는 당시 두 회사로부터 계약금을 받아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신약 개발로 이익을 내고 있다는 점이 다른 신약 개발 바이오 벤처와 차별화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또 "C&C신약연구소는 URC102의 임상 진행 상황에 따라 두 회사로부터 마일스톤을 받고 있는 만큼 계속 수익을 내고 있다"며 "URC102가 신약으로 발매되면 추가로 판매 로열티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한국과 일본 제약사가 합작으로 국내에 설립한 바이오 벤처인 C&C신약연구소를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바이오 벤처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C&C신약연구소는 그간의 연구과정을 통해 글로벌 수준의 테크놀러지 플랫폼을 구축해 세계적인 바이오 벤처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했다"며 "이번 신약 후보물질 공개를 통해 C&C신약연구소가 지속적으로 혁신신약을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외부에 널리 알리고 싶어 4년 만에 오늘 설명회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