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씨는 KB저축은행 수탁업체 소속이라고 밝힌 박모씨로부터 "현재 쓰고 있는 카드사 대출 금리보다 저렴한 카드대금 대환대출을 써 보는 것이 어떠냐"라는 권유전화를 받고 카드번호와 비밀번호 등을 알려준 뒤, 1000만원을 입금받았다. A씨는 나중에서야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1459만원이 24개월 할부로 결제됐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 B씨는 병원비가 급히 필요한 상황이었다. B씨는 마침 SC론이란 업체의 강모씨로부터 급전 대출 권유 전화를 받고 신용카드 정보를 알려주고 852만원을 입금받았다. 이후 B씨는 해당 카드로 5건, 총 1419만9850원이 결제됐다는 것을 알게됐다.
위 사례들은 대표적인 카드깡(물품·용역 거래가 있는 것처럼 가장하고 신용카드 매출을 발생시켜 현금을 융통하는 행위) 수법이다. 금융감독원은 21일 이 같은 '카드깡 실태 및 척결대책'을 발표하고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발생한 2만7921건의 카드깡과 유사수신 등 불법 카드거래행위를 분석한 결과를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해 카드깡을 이용한 사람 중 신용등급 7·8·9등급인 저신용자가 차지한 비중은 총 56.9%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이 지난 5월 카드깡 고객 중 수취 금액이 확인된 696명의 카드깡 거래 내역을 별도로 심층 분석한 결과, 1명 당 카드깡 이용금액은 평균 407만원으로 나타났다. 최대 금액은 4000만원이었다.
카드깡을 이용했을 때 소비자가 실제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수령 금액의 1.7배로 조사됐다. 금감원이 금리 부담 수준을 계산한 결과 약 240%의 수수료와 연 20%의 카드할부 수수료(연율 기준)가 매겨진다.
◆ 정식 금융회사처럼 속이고...저렴한 대출이라고 속이고
카드깡을 이용 고객은 대부분 저렴한 대출이라는 설명에 현혹되는 경우가 많았다. 카드깡업자에게 카드 번호 등 정보를 알려주는 시점에는 나중에 납부해야할 카드 대금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또 카드깡 업체가 사용하고 있는 상호가 신한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 제일금융 등 1금융권 이름과 비슷해 사용자들이 안전한 대출 창구로 착각을 하기 쉽다.
또 급히 돈이 필요한 사람이 대부업체를 이용하면 신용 등급이 낮아질 것을 우려해 이용하는 사례도 있었다.
류찬우 금감원 부원장보는 "카드번호와 CVC번호(카드 뒷면 보안코드) 등 카드정보를 요구하는 업체는 불법사금융 업체일 가능성이 높다"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카드깡을 이용한 고객도 카드 거래 한도 축소나 거래 제한 등 제재 조치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여신금융협회 주관으로 카드깡 등 불법사금융 이용 고객에 대해 제재 조치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김병칠 금감원 여신전문검사실 팀장은 "적발에 협조하는 고객과 비협조적인 고객에 제재를 차등화할 예정"이라면서 "거래 한도를 낮추거나 최대로는 해당 고객의 카드 정지까지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