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투자자 "미래에셋대우 직원이 원유DLS 해지 못하게 막아"
미래에셋대우, 금감원 분쟁조정위 결정 수용키로...손해액 30% 배상

미래에셋대우증권(옛 대우증권)이 80대 고객에게 원유 파생결합증권(DLS)을 불완전판매해 손해액의 30%를 배상하라는 금융당국의 분쟁조정 결정이 내려졌다. 유가 급락으로 올 상반기에만 수천억원의 원유DLS 손실이 확정된 가운데 나온 첫 분쟁조정 결정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는 최근 미래에셋대우에 대해 A씨가 입은 원유 DLS 손해액의 30%인 약 4000만원을 배상하라는 내용의 합의를 권고했다. A씨가 80대의 고령인데다 증권사 직원의 불완전판매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이번 결정에는 A씨와 증권사 직원간의 통화내용이 녹음된 녹취록이 불완전판매의 주요 증거로 작용했다.

A씨는 원유DLS 투자로 억대 손실을 입게 되자 미래에셋대우가 위험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고 손실이 커져 해지하려고 하자 이를 막았다며 금감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원유DLS는 판매 시점보다 유가가 40~60% 떨어지지 않으면 10% 안팎의 수익률을 주지만, 그 밑으로 떨어지면 손실이 커지는 상품이다. 미리 정해둔 원금 손실 구간(knock-in)에 들어가면 투자금을 모두 잃게 되는 경우도 있다.

A씨가 투자한 2013~2014년만 하더라도 국제유가는 100달러 안팎으로 높았다. 이후 유가가 하락하자 A씨는 원유DLS를 해지하겠다는 의사를 미래에셋대우 직원인 프라이빗뱅커(PB)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이 직원은 유가가 다시 오를 것이라며 상품 해지를 막았다. 자본시장법상 투자자 보호의무를 위반한 것이다.

이후 유가는 더 떨어져 올초 30달러까지 하락했고, A씨는 70% 가량의 투자 손실이 확정됐다. A씨는 미래에셋대우의 불완전판매를 이유로 들어 100% 보상을 주장했지만 A씨가 투자경험이 많고 투자기간도 길다는 점을 감안해 30% 배상 결정을 내렸다. 실제 A씨는 미래에셋대우와 15년간 거래하면서 그동안의 투자를 통해 약 7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려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대우가 금감원의 합의권고를 받아들이면 사안이 마무리되지만 불복하면 소송으로 이어진다. 미래에셋대우는 금감원의 결정을 수용해 A씨에게 손해액의 30%를 배상키로 했다. 회사측 관계자는 "금감원의 결정을 수용하겠다"며 "다만 A씨의 주장처럼 과도한 불완전 판매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올 상반기에만 3000억원이 넘는 원유DLS 손실이 확정된 가운데 나온 결정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원유DLS 손실을 둘러싸고 증권사와 고객간의 불완전판매 분쟁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원유DLS 불완전판매는 미래에셋대우를 포함해 미래에셋그룹에 큰 난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증권사 중 원유DLS 손실률이 가장 큰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이었다. 작년 미래에셋증권은 946억원어치의 만기가 돌아왔지만 상환액은 412억원에 그쳤다. 손실률은 56.5%다. 2008년 증시 급락으로 미래에셋의 펀드 원금이 반토막 나면서 투자자들의 울분을 샀던 '인사이트 펀드' 때와 수익률이 비슷해 일각에서는 인사이트펀드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래에셋을 상대로 한 법적 분쟁도 확대되고 있다. 2013년 원유DLS에 4억6000만원을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본 투자자 B씨는 지난 6월 해당 상품을 판매한 미래에셋대우를 상대로 2억여원을 배상하라며 서울남부지법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C씨는 미래에셋대우 직원의 권유로 원유DLS에 2000만원을 투자했다가 손실을 봤다며 대구지방법원에 투자 원금과 위자료 등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으나 기각(원고 패소)됐다.

올해 원유DLS 피해규모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올 상반기 3178억원의 원유DLS 손실이 확정됐지만 아직까지 1조498억원의 원유DLS 발행잔액이 남아있다. 현재 유가가 40달러대에서 거래되는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에 수천억원의 추가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일부 금융사에서 판매된 원유DLS를 비롯한 파생상품은 투자위험이 높음에도 그에 대한 고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불완전판매에 대한 규정을 더 엄격히 적용해 투자자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