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인수전의 막이 오른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금호타이어를 다시 품에 넣어 그룹을 재건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박 회장은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어 인수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관건은 자금 마련이다. 업계에서는 인수 대금이 1조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 말 박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에 5000억원을 소진한 상태다. 이는 외부 자금 조달이 녹록지 않다는 점을 의미한다.

눈독을 들이는 경쟁자도 많다. 금호타이어의 잠재적 인수 후보군은 전략적 투자자(SI) 16곳, 재무적 투자자(FI) 14곳 등 총 30여곳에 이른다.

◆ 매각 공고 시작으로 매각 절차 본격화

금호타이어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는 20일 매각 공고를 내고 금호타이어 매각 절차에 들어간다. 매각 방식은 글로벌 공개 경쟁입찰로 결정된 상태다. 매각대상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 42.1%다. 이 지분 가치는 6500억원 수준이지만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1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래픽=이진희 디자이너

크레디트스위스는 매각 공고를 낸 후에 인수 희망자들로부터 인수 의향서를 받기 시작해 11월 중순에 예비 입찰에 들어갈 계획이다. 본입찰은 내년 초에 진행하고 이르면 상반기 안에 매각을 완료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예비입찰 결과에 따라 향후 일정은 유동적일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 매각 공고는 당초 예상보다 두 달 가량 늦어졌다.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에 열의를 보이다 보니 다른 업체들이 인수 전에 선뜻 참여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 때문에 채권단이 인수후보자에 실사비용 보전 등 업체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박삼구 회장에 쏠린 눈...자금 마련이 관건

박 회장은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인수희망자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 금호타이어를 품에 안을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어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힌다. 하지만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녹록치 않다.

채권단은 우선매수청구권의 제3자 양도를 원칙적으로 금지한다고 밝혔다. 쉽게 말해 지난 금호산업 인수 때처럼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전략적투자자와 재무적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끌어모아 인수를 추진할 수 없고 박 회장 단독으로 인수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선일보DB

게다가 박 회장은 금호산업을 7228억원에 사들이면서 5000억원의 빚을 진 상황이다. 추가적인 외부 차입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고 직접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 회장은 사모펀드(PEF), 해외 전략적투자자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참여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인수 후보 업체 다양...중국업체 뛰어들면 판 커질것

채권단이 글로벌 공개 경쟁입찰로 매각 방안을 결정하면서 인수 후보로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회사인 독일 콘티넨탈AG, 인도 최대 타이어 제조업체인 아폴로타이어, 일본 요코하마타이어 등도 거론된다. 지난해 이탈리아 타이어업체 피렐리 지분 26%를 인수해 최대주주가 된 중국 화학업체 켐차이나도 인수 후보로 언급된다.

금호타이어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글로벌 승용차용 타이어(PCR) 업체의 경영권을 기회라는 점 때문이다. 금호타이어는 올 상반기 완공한 미국 조지아공장을 비롯해 중국 남경, 천진, 장충공장, 베트남공장 등 4개국 9곳의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안정적인 생산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정부가 해외 기업의 중국 내 공장 설립을 제한하면서 금호타이어가 이미 갖고 있는 중국 공장의 가치는 더 높아지고 있다.

중국뿐 아니라 미국, 베트남 등의 타이어 생산 공장을 토대로 전 세계 판매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도 해외 자동차 관심을 끌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럽이나 일본계 타이어 기업은 기술력이 뛰어나 금호타이어를 사더라도 큰 메리트가 없다"며 "중국계 기업의 경우 인수하면 금호타이어 기술력을 그대로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 이들 기업이 뛰어들 경우 가격이 올라갈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