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시중에 떠도는 뭉칫돈이 인수‧합병(M&A)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민영화를 위해 정부 지분을 매각하는 우리은행(2조원)과 채권단 지분을 매각하는 금호타이어(1조원) 등 두 건의 빅딜이 이번 주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 우리은행 민영화, 4전5기 끝에 성공 조짐
우리은행 민영화는 현재 금융시장에서 초미의 관심사다. 정부는 지난달 24일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 51.08% 중 30%를 과점주주 매각방식(4~8%씩 분할 매각)으로 팔겠다고 공고했다. 오는 23일까지 투자의향서(LOI)를 접수하면 11월 말 본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한화생명, 교보생명, 포스코 등 대형 투자자들이 우리은행 지분 투자를 저울질하고 있는 상태다. 또 증권사, 국내외 사모펀드(PEF) 등을 포함하면 최대 10개 내외 기관들이 우리은행 지분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현재 매각주관사를 통해 접수된 분위기는 굉장히 좋다"며 "LOI접수가 끝나면 본입찰에 참여해 지분을 가져가려는 진성투자자들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의 기대대로 30%(2억280만주)의 지분이 모두 매각될 경우 매각대금은 2조원 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우리은행 주가는 1만1000원대 안팎을 오가고 있어 30%에 대한 시장가격으로도 2조2400억원이 넘기 때문이다.
◆ 금호타이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품에 안기나?
대형 M&A거래 중에서도 금융권과 재계의 최대 관심사는 금호타이어 지분 매각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금호타이어 지분 인수에 성공하면 금호그룹 재건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우리은행 등 채권단은 2010년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 과정에서 출자전환으로 지분 42.1%(약 6600만주)를 획득했었다. 채권단은 20일 매각공고를 내고 금호타이어 지분 인수절차를 시작한다.
채권단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은 현재 박삼구 회장과 박세창 금호아시아나 사장에게 있다. 우선매수청구권은 회사가 매각되기 전에 우선협상대상자와 같은 조건으로 우선 매수할 수 있는 권리다.
박 회장은 우선매수청구권을 끝까지 보유하고 입찰에 참여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지 않고 계속 우선매수청구권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라며 향후 박 회장측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산은 등 채권단은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 행사 의지를 강력히 드러낼 경우 잠재 매수 후보자들이 아예 딜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잠재 매수 후보자들에게 입찰에 참여한 이후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경우 실사 비용을 보전해주겠다고 밝힌 상태다.
금융권에선 채권단 지분(42.1%·6500만주)에 대한 가격이 1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금호타이어 주가는 1만1300원선까지 올라간 상태다. 시장 가격으로 단순 계산하면 7345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프리미엄 등을 포함하면 인수가격은 더 올라간다.
채권단은 주당 5000원에 출자전환해서 3300억원을 투입했기 때문에 3배 이상의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채권단은 11월 예비입찰을 거쳐 내년 1월 본입찰을 진행한다.
◆ 동양매직·영화엔지니어링 등도 새주인 찾아
글랜우드-NH PE(프라이빗에퀴티) 컨소시엄이 매물로 내놓은 가전용품 렌탈업체인 동양매직도 오는 27일 본입찰을 실시한다.
이와 관련 현대백화점은 지난 12일 "현대홈쇼핑과 공동으로 동양매직 인수를 위한 본입찰 적격자로 선정돼 현재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 단독 또는 현대홈쇼핑과 공동으로 본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현재까지 본입찰 참여여부에 대해 결정된 것은 없다"며 "27일 당일 최종 입찰참여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현대백화점 이외에도 SK네트웍스, CJ 등이 동양매직 인수전에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이들 회사가 본입찰에 참여하면 글랜우드-NH PE 컨소시엄은 실사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동양매직의 예상매각가는 최소 5000억원에서 최대 1조원까지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LIG투자증권에 따르면 동양매직의 영업이익은 2014년 321억원, 2015년 292억원 등 매년 300억원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LIG투자증권은 "전략적 투자자(SI)들은 인수 후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전망에 따라 1조원 이상의 가격을 지불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플랜트 제조회사 영화엔지니어링도 오는 30일 본입찰이 예정돼있다. 영화엔지니어링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로 건설경기 하락의 영향을 받아 법정관리에 돌입했다. 법원은 영화엔지니어링 회생을 결정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09년 1000억원을 투자해 영화엔지니어링을 인수했었다.
지난 9일 마감된 예비입찰에는 연합자산관리(유암코) 등 2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유암코가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자율협약 당시부터 관심을 가졌던 기업이라 인수의지가 굉장히 강한 상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