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연례행사처럼 되어버린 추가경정예산(추경)이 올해도 어김없이 편성됐다. 2년 연속 추경 편성이다. 올해 추경은 11조원 규모지만, 중앙정부가 실제 사업에 쓸 수 있는 돈은 5조7000억원 수준이다. 11조원 중 1조3000억원은 국가 채무를 갚는 데 쓰고, 4조원은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자치단체에 주는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다.

남은 5조7000억원 중 가장 비중이 큰 것은 '지역 경제 활성화' 예산으로 2조3000억원 규모다. 조선업황 악화로 경기가 침체된 지역의 관광산업 육성(322억원), 중소기업 경영안정자금(4000억원) 등이 포함돼 있다.

올해 추경에서 도로·철도 등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은 빠져 있다. SOC에 돈을 쓰지 않는 추경은 2005년 이후 처음이다. 지역 간 형평성 논란이 벌어질 수 있는 데다, 급히 편성한 추경을 쓸 곳도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추경의 경우 SOC에만 1조5000억원을 편성했지만 6000억원가량이 결국 쓰이지 않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일자리 창출과 민생 안정 부문에 1조7000억원이 추가 투입된다. 조선업 종사자에 대한 지원 2000억원을 비롯해 청년 맞춤형 일자리 예산 4000억원 등이 포함돼 있다.

기업 구조조정 지원에는 1조7000억원이 편성됐다. 이 돈의 대부분은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 출자(1조4000억원)에 쓰인다. 두 은행의 재무 건전성이 좋아지면 구조조정 관련 산업을 지원할 수 있는 여력이 늘어난다. 이 밖에 중소기업을 위한 신용 보증·보험 확대에 4000억원, 조선업체 일감 확보를 위한 신규 국가 선박 발주에 1000억원가량을 각각 편성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방자치단체들도 지방의회에서 자체 추경을 통과시키고 사업 매칭 자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추경의 온기가 경제 현장에 퍼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