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이 지난달 31일 법정관리 신청 후 용선료(배를 빌리는 비용) 체납과 영업 차질 등으로 해외 선주들에게 돌려준 선박이 17척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정관리 전 141척이던 한진해운 총운영 선박 수가 124척으로 줄면서 해운업계 순위(컨테이너선 기준)는 7위에서 10위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앞으로 한진해운이 자체 보유 선박을 매각하고, 중소 해운사로 전락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한진해운은 17일 "이달 들어 컨테이너선 16척과 벌크선 1척을 해외 선주들에게 반납했다"며 "선주의 요청에 따라 컨테이너선 2척도 현재 반납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법정관리에 들어가기 전까지 한진해운은 컨테이너선 97척, 벌크선 44척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컨테이너선 60척, 벌크선 23척은 해외 선주에게서 빌린 것이었다. 하지만 자금난으로 용선료를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영업까지 불가능해지자, 운영을 포기하고 선주들에게 배를 돌려주고 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법정관리 전 용선료 인하 협상에 긍정적이던 선주들마저 지금은 배를 거두어 가고 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반선(返船·배를 선주들에게 돌려주는 것)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한진해운이 (자금 확보를 위해) 자체 보유 컨테이너선 37척 가운데 22척을 매각하고 15척만 유지할 계획"이라며 "매각 작업이 끝나면 한국 수출품을 외부로 실어나르는 아시아 소규모 해운사로 전락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17일 오후 현재 한진해운이 운영 중인 선박 총 124척 중 31척만 정상 운항 중이다. 문제는 이들 선박도 자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입항이 거부되거나 하역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보통 긴 편도 항로는 30~40일 정도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이달 이내 한진해운 모든 선박이 비정상 운항으로 분류될 위험에 처했다"고 말했다.
하역 작업에서는 일부 진척이 있었다. 스페인 발렌시아 항구에선 컨테이너선 '한진 스페인'이 지난 16일 하역을 끝냈으며,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항구 롱비치터미널에서도 지난 16일부터 '한진 그디니아'가 하역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16일 현재 하역을 못 한 한진해운 선박은 68척이며, 여기에 실린 컨테이너는 약 34만개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