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에 상세 지도 데이터를 내준다면, 제2의 '김기사'는 앞으로 나올 수 없을 것입니다."
내비게이션 앱 '김기사'(현 카카오내비)를 만든 박종환〈사진〉 카카오 내비 팀장이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 상세 지도의 해외 반출을 반대하는 글을 올렸다. 박 팀장은 2011년 '국민 내비'라고 불렸던 김기사를 개발해, 작년 6월 카카오에 626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현재는 카카오에서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총괄하고 있다.
박 팀장은 "구글이 가져가려는 지도는 국민 세금으로, 십수 년간 수많은 김정호 선생의 후예들이 만든 지도"라며 "그런 정밀 지도를 구글이 단돈 몇 푼에 가져가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구글은 정밀 지도를 가지고 실시간 교통정보는 물론, 상권 분석 등 고급 데이터를 만들어 비싸게 팔거나 자신들의 비즈니스를 위해 사용할 것"이라며 "현재 일본에서 구글이 하고 있는 서비스를 보면 구글이 한국에서 어떻게 할지 답이 나온다"고도 말했다. 박 팀장은 "과거 김기사를 일본에 서비스하려고 구글에 지도 정보를 요청했을 때 엄청나게 큰 금액의 사용료를 요구해 포기한 적이 있다"고도 말했다.
박 팀장은 "국민 세금으로 만든 지도는 공공재이며, 이를 사업에 쓴다면 고용 창출, 세수 증진, 산업 생태계 육성 등 자국 국민의 이익을 최우선해야 한다"며 "(하지만) 구글에 지도 데이터를 준다고 해서 세금·고용이 늘어나기는커녕 GIS·LBS(지역기반서비스) 분야 생태계가 구글에 의해 훼손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팀장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15년 넘게 지도 관련 산업에서 종사해 온 일원으로서 최근 구글의 계속된 요구에 개인적인 견해를 밝힌 것"이라며 "정부에서도 미국과 통상 문제에만 관심 가질 것이 아니라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수많은 사람의 의견도 경청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