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노인의 소득 불평등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최상위권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의 일자리는 주로 불안정한 비정규직, 시간제 일자리 중심으로 늘고 있는 가운데, 노인 근로자 중 37.1%가 최저임금 이하의 저임금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고령층 고용구조 변화와 소득불평등 추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소득 불평등 지수(지니계수)는 0.422로, 칠레(0.428)와 함께 OECD 국가들 중 최상위 국가군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니계수란 소득 분배의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다. 지니계수가 0에 가까울수록 소득 분배가 균등하고, 1에 가까울수록 소득 분배가 불균등하다는 의미다.
우리나라 고령층의 심각한 소득 불평등은 고령층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부족, 저임금 등에 따른 영향이 크다.
지난해 정년을 앞뒀거나 최근 정년 퇴직한 60~64세 연령층의 고용률은 59.4%로 10년 전인 2005년에 비해 6.0%포인트 상승했다.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은퇴가 본격화 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고령층의 일자리는 주로 불안정한 비정규직, 시간제 일자리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여성 고령층 근로자의 경우 10년 전인 2005년보다 15만3000명 증가했다. 이들은 주로 사회복지시설에서 의료보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임시직이다.
특히 고령층 자영업자 중 22.4%는 운수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주로 고용원이 없거나 5인 미만 영세사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등에서도 고령층 자영업자가 집중적으로 증가했다.
보고서는 "이들 산업은 이미 노동시장 속에서 포화상태를 넘어 과다 경쟁 속에서 휴폐업이 잦다"며 "노후 자금을 투자해 이들 업종을 창업하는 고령층이 많기 때문에, 이들의 실패는 노인빈곤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보니 임금 수준 또한 낮다. 전체 고령층 근로자 중 저임금 근로자는 지난해 56.5%로, 전체 근로자 중 저임금 근로자가 21.4%에 불과한 데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저임금 근로자란 시간당 중위임금의 3분의 2 미만을 받는 임금 근로자를 말한다. 특히 최저임금 이하 임금을 받는 고령층 근로자는 37.1%에 달한다.
김복순 한국노동연구원 전문위원은 "고령층 고용률이 높은 상황에서 고령층 일자리의 절반 이상이 저임금 일자리라는 것을 인식하고, 이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며 "OECD 회원국 중 최상위권인 노인 빈곤율을 낮추고, 고령층의 소득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한 소득보전 정책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