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대규모 리콜이 진행되는 가운데 '갤럭시노트7(이하 노트7)'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미국 내 항공기 안전 문제를 담당하는 미국 연방항공청(FAA)과 호주의 콴타스항공 등 해외 항공사들이 잇따라 '노트7'을 항공기 내에서 사용하거나 충전하지 말 것을 권고했고, 노트7 폭발 사고도 출시 10개국 곳곳에서 잇따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8일 "항공기 반입이나 사용 금지 조치를 내릴 정도는 아니다"고 밝혔으나, 구매자들의 불안감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우리는 문제없다"는 국토교통부

미 연방항공청은 9일 "노트7 고객은 항공기 내에서 전원을 켜거나 충전을 자제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strongly advise)"는 성명을 내놨다. 기내 반입까지 금지하진 않았지만 위탁 수하물에도 노트7을 싣지 말 것을 권고했다. 최근 배터리 불량으로 인한 폭발과 화재 사례가 이어진 데 따른 조치다. 연방항공청은 이에 앞서 "통상적으로 배터리가 리콜되면 항공기 승무원이나 승객은 해당 배터리가 탑재된 제품을 소지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내부 논의 끝에 한 단계 낮은 기내 사용 금지를 권고한 것이다. 이와 함께 호주의 콴타스항공, 버진오스트레일리아, 싱가포르항공 등 해외 민간 항공사도 노트7의 기내 사용과 충전을 금지한다는 방침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삼성서비스센터에서 한 직원이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이상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8일 "노트 7의 기내 반입이나 충전 금지, 전원 차단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미국 연방항공청에 이어 해외 항공사들이 잇따라 사용 자제 권고안을 내놓으면서 국토부의 조치가 무색해질 지경이다.

국토부 결정에는 '애플이 신제품 아이폰을 공개한 상황에서 노트7에 대한 기내 반입 금지 조치로 소비자에게 불안감을 줘서는 안 된다'는 삼성의 의견이 대폭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 관계자도 "산업적인 측면을 일부 고려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출시 10개국 곳곳에서 여전히 노트7의 폭발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5일 미국 플로리다주에서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서 충전 중이던 노트7에서 폭발이 발생해 차량에 불이 옮아 붙었다는 주장이 보도됐다. 호주의 한 호텔에서도 충전 중이던 노트7이 폭발해 침구류와 카펫 등 1800달러(약 200만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리콜 기다리지 말고 안전 점검 서둘러야

국내 구매자들도 비행기와 차량을 통해 장거리 여행을 할 때에는 배터리 충전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그동안 발생한 사건 대부분이 충전 과정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내비게이션 앱을 이용해 장거리 운전을 하면서 노트7을 차량 충전기에 꽂아두는 것도 위험할 수 있다.

구매자들은 새 제품 교환일인 19일까지 기다리지 말고, 하루빨리 삼성서비스센터를 찾아 배터리 이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삼성서비스센터는 이번 주말(10·11일)에도 휴무 없이 점검 서비스를 제공한다. 추석 연휴 중에도 토요일인 17일은 정상 운영한다. 배터리 점검을 통해 이상이 발견되면 그 즉시 제품을 회수하고 새 제품을 지급할 때까지 임시폰(노트5, 갤럭시S7 등)을 빌려준다. 배터리 이상이 없어도 구매자가 요청하면 대여폰을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