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없던 획기적인 보험 신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보험 업계에서 일종의 '특허'로 대우하는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한 상품들이다. 이제껏 다른 보험사가 생각하지 못한 독창적인 구조이거나, 보험 소비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새로운 수요를 발굴해낸 상품들이 3개월에서 최장 1년간 배타적 사용 권한을 갖는다. 보험사들은 배타적 사용권을 따낸 상품을 알리고,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잘 고르면 이득이 될 수 있다.
◇특허 받은 보험이 따로 있다
배타적 사용권이란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의 신상품 심의위원회가 창의적 보험 상품을 개발한 회사에 독점적 판매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배타적 사용권을 부여받게 되면 다른 보험사는 비슷한 상품을 일정 기간 팔 수 없다. 심의위는 해당 상품이 얼마나 독창적인지, 얼마나 신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본다. 또, 이 상품에 가입하는 소비자에게는 어떤 편익이 있는지, 이런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이제까지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등도 따진다. 보험사들이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하면 대개 10중 3건 정도만 이 권한을 얻게 된다.
올 들어 8월 말까지 배타적 사용권을 따낸 보험 상품은 총 12개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올 1월 현대라이프생명이 출시한 '현대라이프 양·한방 건강보험'은 업계 최초의 한방보험 상품으로, 출시 한 달 만에 가입 건수가 3000건에 달해 화제가 됐다. 이 상품은 암, 뇌출혈, 급성심근경색증 등 중대 질환 발생 시 진단비와 병의원 치료비는 물론 첩약, 약침, 물리치료 등 한의원 치료비를 정액으로 보장한다. 암 진단을 받고 양의와 한의원에서 협진 치료를 받을 때 일반 진료비와 약값 등뿐만 아니라 첩약에 대해 3회까지 회당 100만원, 약침과 물리치료는 5회까지 회당 10만원씩 보장받을 수 있다.
삼성생명이 4월 출시한 '신수술보장특약N' 상품은 가입자가 보험금을 받기 위해 제출해야 하는 수술 코드 5종을 7종으로 세분해 계약자가 더 다양한 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한 특약으로, 처음으로 9개월간 배타적 사용권을 받았다. 푸르덴셜생명의 '무배당 평생소득 변액연금보험'은 은퇴 직전 가입자가 일시 납부로 보험료를 내면 금리나 투자 수익률에 상관없이 가입 당시 확정된 금액을 평생 보장한다는 점을 특징으로 인정받았다.
온라인 생명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은 평균보다 건강한 사람에게 보험료를 깎아주는 '라이프플래닛e정기보험Ⅱ'로 3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따냈다. 고객의 건강 상태를 '슈퍼건강' '건강' '비흡연' '표준(흡연자)'으로 나눠, 슈퍼건강 가입자에게는 보험료를 최대 41% 할인해준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위험 등급별 '보험 건강 나이' 개념을 처음 도입했다"고 말했다.
◇붕어빵 자동차보험도 차별화됐다
그동안 주로 종신보험 등 생명보험 영역에서 상품 차별화 경쟁이 치열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자동차보험 등 손해보험 업계의 싸움도 못지않다. 동부화재가 지난 6월 SK텔레콤과 손잡고 내놓은 일명 '운전 습관 보험(smarT-UBI)' 특약은 자동차 보험으로는 6년 만에 업계에서 독창성을 인정받았다. SK텔레콤의 휴대폰용 내비게이션 프로그램 'T맵'을 가동하고 운전해 급가속·감속을 하지 않는 등 '운전 습관 점수'를 높게 받으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방식이다. 경쟁 손보사들도 운전 습관을 보험료와 연계한 신상품을 개발 중이다.
KB손보는 차 한 대를 부부가 번갈아 운전하는 경우 '부부 공유형' 특약에 가입하면 부부가 각각 운전자 보험에 드는 것보다 40% 싸게 보험료를 받는 'KB매직카운전자공유보험'을 내놓고 역대 최장 기간인 1년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해놓은 상태다.
기존에 나와있는 운전자보험이 사람을 기준으로 따졌다면, 이 보험은 차량 한 대를 기준으로 따지는 첫 사례다. 김경선 KB손보 전무는 "집에 차가 한 대고 부부 모두 운전 빈도가 높지 않은 부부를 대상으로 저렴한 운전자보험을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개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