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고로 업체들이 압연 업체들을 흡수하는 방향으로 (국내 철강산업을) 구조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31일(현지시간) 태국 용융아연도금강판공장(CGL) 준공식을 앞두고 방콕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스코는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공급과잉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왔지만, 상황이 바뀌면서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어졌다"며 "유럽, 일본, 미국에서 고로 업체들이 압연 업체들을 흡수하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됐는데, 우리나라도 그런 방향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철강업체 중 고로 업체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두 곳이다.
권 회장은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2017년 3월쯤 포스코 구조조정이 80% 가량 완료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취임 초 맡겨진 임무가 포스코 재무를 건전하게 바꾸는 것이라고 보고 구조조정 계획을 만들어 시행해왔다"며 "현재 시점에서 보면 60% 이상은 진행됐다"고 했다.
포스코는 올해 2분기 별도 기준으로 사상 최저치인 19.2%의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 부채비율도 75.9%로 2010년 이후 가장 낮다. 현금 7조7000억원 확보 목표도 60% 이상 달성했다. 권 회장은 "재무 건전성이 좋아지면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바탕이 마련된다"며 "포스코 별도 부채비율이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투자 바탕을 만드는 CEO로서의 역할을 했다고 본다"고 했다.
권 회장은 자동차강판 시장 진출 확대 가능성을 내비쳤다. 포스코는 이날 태국 용융아연도금강판공장(CGLㆍContinuous Galvanizing Line) 완공으로 해외 5개 자동차강판 설비를 갖췄다. 현재 멕시코에 2곳, 중국과 인도에 각각 1곳의 CGL을 가동 중이다. 해외 자동차강판 공장 생산 규모는 225만톤으로 늘었다. 국내 광양제철소에서 생산되는 규모는 251만톤이다. 포스코는 태국 CGL을 거점으로 동남아 지역으로 자동차강판 공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권 회장은 "동남아를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지역으로 보고 투자를 하고 있다"며 "특히 자동차강판 공급업체로서 자동차산업이 가장 활발한 핵심 지역인 태국을 두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했다.
권 회장은 자동차강판 시장이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철강, 조선 등이 어려운데 유독 성장하고 있는 산업이 자동차"라며 "자동차산업을 놓칠 수 없기 때문에 업체에서 요구하는 부분을 첨단 제품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특히 권 회장은 포스코가 개발 중인 기가스틸에 대해 자신감을 보였다. 기가스틸은 1000MPa급 이상 초고장력강판을 말한다. 권 회장은 "자신 있게 말하는데 기가스틸은 포스코가 세계 어느 철강업체보다 앞서가고 있다"며 "기가스틸 뿐 아니라 니켈, 타이타늄 등에 대해서도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권 회장은 중국 철강 구조조정에 대해선 "중국은 최고 지도자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게 중요한 데 다행히 지난해 연말 중국 정부가 자국 철강산업에 문제가 있다고 인식한 것 같다"며 "유럽과 일본에서 있었던 구조조정 역사가 중국에서 반복되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했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1억5000만톤 규모의 생산 설비를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바오산철강과 우한철강 합병을 발표하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철강업계는 중국의 철강 과잉공급이 해소되면 철강재 가격 상승 등으로 어려움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