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꼭 1년 전이다. 작년 8월27일 정부는 주가연계증권(ELS) 쏠림현상으로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파생결합증권 발행현황과 대응 방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증권사의 특정지수(홍콩 HSCEI 등) 쏠림현상이 과도하다면서 발행을 6개월간 제한하고 특별계정을 통해서만 발행하도록 하는 초강수를 뒀다. 현재 고유계정내 자산과 섞여서 다른 목적으로도 이용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1년 후인 현재 금융위원회는 또 다시 ELS 대책을 내놓겠다며 너스레를 떨고 있다. ELS를 특별계정으로 분리하고 H지수 등 특정지수 쏠림을 막겠다고 한다. 바꿔말하면 금융위가 1년 전 대책을 내놓고도 아무런 액션이 없었다는 이야기다.
ELS 발행 제한 조치도 지켜지지 않았다. 1년전 ELS 등을 포함한 파생결합증권 잔액은 94조4000억원. 7월말 기준 현재 이 규모는 103조9000억원으로 1조5000억원이 늘었다.
증권사 입장에서 ELS는 '독이 든 사과'다. 위험하지만 일반 투자자 돈을 큰 비용없이 끌어모을 수 있는 매력적인 상품이다. 금융당국의 느긋한 대처 탓에 증권사들은 ELS를 무차별 발행했고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며 리스크가 큰 자체헤지(발행사가 직접 판매한 상품과 동일한 포지션의 상품을 반대로 만들어 반대거래를 통해 헤지하는 방식) 비중을 크게 늘렸다.
美 금리인상, 중국 경제성장 둔화, 신흥국 경기불안에 더해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등으로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우려는 현실이 됐다. 54개 증권사들은 올 상반기에만 파생상품에서 1조7000억원의 손실을 냈다. 각종 금융투자상품과 지수의 가격변동폭 확대로 ELS 자체헤지 비용이 급격히 증가한 탓이다. ELS 위험관리를 위해 사용되는 델타헤지 방식은 특정구간에서 헤지비용이 급증한다.
투자자 피해도 현실화됐다. 지난해 ELS는 초저금리 시대를 이길 수 있는 '국민 재테크'로 각광 받았다. 올초 H지수가 폭락하며 약 4조원이 녹인(손실구간)에 진입했고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파생결합증권(DLS)은 올해만 3178억원의 원금 손실이 확정됐다. 작년 한 해 손실액의 4배가 넘는 금액이다.
금융당국이 1년전 내놨던 대책을 제대로 실행에만 옮겼다면 증권사, 투자자의 손실은 어느정도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백화점 매대에서 물건 팔듯이 보기좋은 대책만 늘어놓기보다는 내놓은 대책이 제대로 실행되는지 검증할 감시자가 있으면 좋겠다. 이번 ELS 대책은 재탕(再湯)과 뒷북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