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사는 유럽 국가는 주택 부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비싼 땅 위에 집 짓기가 어렵다면 물 위에 집을 짓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유럽연합(EU)을 이끄는 경제 대국 독일이 독특한 방법으로 주택난 문제를 해결해가고 있다. 최근 부동산 가격이 빠른 속도로 오르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수상 가옥’이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독일 부동산 값이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독일 통계청에 따르면 독일 주택가격지수는 2000년부터 2010년까지 10년간 큰 변화가 없었는데 2010년을 기점으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독일 가이어스발더 호숫가에 수상 가옥이 떠 있다.

특히 2014년 113.9였던 주택가격지수는 1년 만인 2015년에 119.3으로 4.7% 상승했다. 2015년 독일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0.3%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15배가 넘는다.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도 독일에서 수상 가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독일의 전문가들을 인용해 수상 가옥이 주택난 상황에서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 차이퉁도 “이미 영국 런던과 덴마크 코펜하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많은 유럽 도시에서는 ‘선상 가옥’이 낯선 주거 형태가 아니다”며 수상 가옥이 지금보다 더 보편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수상 가옥이나 선상 가옥이 부상하는 것은 일반 주택보다 주거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수상 가옥과 선상 가옥의 차이는 모터가 있고 없고에 따라 형태가 갈린다. 모터가 있으면 선상 가옥이고 모터가 없으면 수상 가옥이다. 수상 가옥은 선상 가옥이 발전한 형태라 할 수 있다.

이런 수상 가옥들은 독일 작센주와 브란덴부르크주 경계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독일 주택가격지수. 2010년을 기준으로 100인 지수가 해를 거듭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이어스발더 호수에는 수상 가옥 5채가 떠 있다. 물 위로 나온 부교 위에 2층 이상으로 지어졌고 지붕에는 테라스도 있다. 수상 가옥은 말뚝 옆의 구조물에 고정돼 있어 떠내려가지 않는다. 물속으로는 전기와 물을 공급하고 폐수를 처리하는 시설은 육지와 연결돼 있다.

수상 가옥은 휴가용 별장으로 주로 사용되지만, 일상 거주용 주택도 꽤 많다. 몇 채가 지어져 있는지 정확한 통계가 없다.

독일 최대 일간지 알게마이네 차이퉁은 “수상 가옥을 숙박 시설로 이용하는 것이 항상 합법적이진 않다”며 “이런 이유 때문에 정확하게 수상 가옥의 수를 파악하는 것은 어렵다”고 전했다.

독일 주택업계는 현재 지어진 수상 가옥은 200채 정도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수상 가옥 제작업체 플로팅홈스 울프 쥐벨 대표는 쥐트도이체 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2015년 6월 기준으로 독일에 있는 ‘공식’ 수상 가옥과 선상 가옥은 200채 정도”라고 말했다.

수상 가옥을 찾는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수상 가옥 사업을 하고 있는 건축회사 빌데메탈바우는 “수상 가옥을 사겠다는 문의가 계속 늘고 있다”고 했다. 준 옌쉬 독일부동산연합회(IVD) 대표는 “수상 가옥이 주택난을 해결할 수 있는 정답은 아니더라도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수상 가옥을 찾는 수요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수상 가옥 한 채를 짓기 위한 비용은 약 35만~50만유로(약 4억3000만~6억3000만원)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