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원(69) 롯데정책본부장(롯데쇼핑 부회장)이 26일 검찰 소환 조사를 앞두고 경기도 양평의 한 산책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양평경찰서 관계자는 “26일 오전 7시 10분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한 산책로에서 반바지에 검은 점퍼 차림을 한 60대 남성의 시신이 발견됐다”며 “시신 옷 안에서 발견된 신분증으로 미뤄, 이 부회장으로 추정되나 더 정확한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지문을 채취했다”고 말했다.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

시신은 가로수에 넥타이와 스카프로 줄을 만들어 목을 맸지만, 줄이 끊어져 누운 상태로 발견됐다. 운동 중이던 주민이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사고지점 인근에서는 이 부회장의 차량이 발견됐다.

이 부회장은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지만, 전날 밤 혹은 이날 새벽 양평 현장에 와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26일 오전 9시 30분 이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배임혐의 등을 조사할 계획이었다.

앞서 검찰 관계자는 “이 부회장을 소환해 배임 혐의를 중심으로 조사할 것”이라며 “롯데건설 등 계열사에서 조성된 비자금이 정책본부로 유입됐는지, 이 부회장이 여기에 개입했는지도 조사 대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롯데에 43년 몸담은 이인원 부회장은 황각규(61) 롯데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과 함께 신동빈 회장의 핵심 측근으로 꼽힌다. 자금관리를 비롯해 그룹 주요 경영사항은 이들을 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수 일가와도 오랜 인연을 자랑한다.

그는 국내 최장수 최고경영자이기도 하다. 1973년 롯데호텔에 입사해 1987년 롯데쇼핑으로 옮긴 후 백화점 상품매입본부 전무와 영업본부장으로 활동했다. 1997년에는 롯데백화점 대표를 맡았다. 2007년 롯데그룹 정책본부장에 오른 데 이어 2011년 롯데그룹 전문경영인 중 처음으로 부회장에 올랐다. 경상북도 경산시 출신으로 경북사대부고, 한국외대 일본어학과를 졸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