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국산 기술로 만든 태양광 무인기가 대기가 희박한 성층권(고도 18.5km)에서 90분 간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 영국,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태양광 무인기의 성층권 고도 비행에 성공한 것이다. 실시간 지상관측, 통신중계, 기상관측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 고(高)고도 태양광 무인기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은 자체 개발한 고(高)고도 태양광 무인기 'EAV-3'가 고도 18.5km의 성층권에서 90분 동안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EAV-3는 초경량 탄소섬유 복합재를 이용해 무게 약 21kg의 초경량 비행체로 만들어졌다. 추진 시스템으로는 태양전지 및 리튬이온 2차전지가 탑재됐다. 배터리의 무게는 13kg이다.
성층권의 대기밀도는 지상의 약 9%에 불과하고 온도는 약 영하 70도로 전자 장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반면 바람이 약하고 구름이 없어 태양광을 동력원으로 활용해 장기 체공하기에 유리하다. 항우연은 무인기의 전자 장비가 고고도 저온 환경에서도 적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펠러 설계기술, 초경량 설계기술, 기체 내부 온도 제어 기술 등을 자체 개발했다.
18km 이상 고도는 지상 관제사의 지시를 받지 않아도 되고 정해진 항로가 없어 운용자의 자체 계획에 따라 비행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때문에 선진국들은 무선인터넷 중계, 기상관측 등에 고고도 태양광 무인기를 활용하기 위한 기술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성층권에서 2주일 이상 비행에 성공한 태양광 비행체는 영국 키네틱(Qinetiq)사의 '제퍼(Zephyr)'가 유일하다. 미국의 에어로바이론먼트(Aerovironment)사가 개발한 '헬리오스(Helios)'는 성층권에서 단기 체공하는 데 그쳤다.
구글과 페이스북 등도 성층권에서 장기 체공할 수 있는 고고도 태양광 무인기를 개발하고 있다. 구글은 최대 5년 동안 성층권에서 장기 체공할 수 있는 태양광 무인기를, 페이스북도 성층권에서 태양전지와 2차전지로 최장 5년 동안 체공하며 무선인터넷망을 구축해 오지에 와이파이(WiFi)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구글과 페이스북은 아직 성층권을 비행할 수 있는 태양광 무인기를 개발하진 못하고 있다.
항우연은 "성층권의 저온 환경에서 배터리가 방전되는 현상을 극복하는 기술을 개발한다면 장기 체공이 가능해져 향후에는 비용이 많이 드는 위성을 성층권 태양광 무인기가 대체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EAV-3를 활용해 지상 관측, 통신 중계, 기상 관측 등 다양한 임무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의 항공기 시장조사기관인 '틸 그룹(Teal Group)'이 2016년 7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통신 분야 고고도 장기체공 무인기 시장은 2025년 15억달러(약 1조 6800억원)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