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주가의 '바닥'은 어디일까. 최근 들어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 하락(원화 강세)과 중국 시장 내 경쟁력 약화로 주가가 연일 하락하자, 22일 장중 한 때 시가총액 3위 자리를 삼성전자 우선주에 내줬다. 지난해 6월 4일 장중 한 때 한국전력공사에 밀려 시가총액 4위로 밀려난 지 약 1년2개월만의 일이다.
◆ 장 마감 전 1시간 반동안 삼성전자 우선주에 시총 3위 내줘
22일 오전 중 한 때 현대차 주가는 13만1000원까지 하락한 반면, 삼성전자 우선주는 140만5000원까지 올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개장 직후 현대차와 삼성전자 우선주의 시가총액 순위가 뒤바뀌었다. 오전 9시 5분부터 10분까지 현대차 주가는 13만2000원에 그쳤으며 삼성전자 우선주 가격은 140만5000원에 달했다.
삼성전자 우선주의 경우 시가총액이 31조5951억원(주가 150만원 기준)까지 증가한 반면, 현대차는 시가총액이 28조8562억원(주가 13만1000원 기준)까지 감소했다.
오후 들어서는 두 종목의 시가총액 변동이 30분 넘게 지속됐다. 12시 25분 이후 현대차 주가가 13만1500원에 그쳤던 반면 삼성전자 우선주는 139만9000~140만3000원까지 올랐다. 삼성전자 우선주는 2시부터 3시 사이에도 시가총액 3위에 올랐다.
그러나 현대차는 장 마감 직전 시가총액 3위 자리를 가까스로 탈환했다. 현대차 종가가 13만2000원을 회복한 반면, 삼성전자 우선주 종가는 139만5000원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 현대차, 한전 부지 낙찰 이후 1년째 박스권 횡보
올해 들어 현대차 주가는 계속해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 주가는 지난 2014년 9월 이후 한 번도 20만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당시 현대차는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부지를 10조5500억원에 낙찰 받았는데, 이에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다. 당초 예상 낙찰가가 4조~5조원에 불과했던 만큼, 현대차의 '무모한' 결정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너도나도 매도 행렬에 동참했다.
이후 현대차의 주가는 실적 악화와 함께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매출액이 92조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반면, 영업이익이 6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5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 당시 현대차는 '신흥 시장의 통화 약세 기조'와 '글로벌 업체 간 판매 경쟁 심화'를 수익성 악화의 이유로 들었다.
이렇다 할 반등 재료가 나오지 않자, 현대차 주가는 지난해 6월 13만원대로 떨어지며 시가총액 4위로 추락했다. 당시 시가총액 3위 업체는 현대차에 삼성동 부지를 매각한 한국전력이었다.
현대차 주가는 그 이후 현재까지 줄곧 12만~16만원대 안에서 횡보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 우선주는 보통주(삼성전자(005930))와 함께 연일 오르고 있다. 삼성전자가 상반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데 이어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의 흥행에 성공하자, 보통주 가격은 석 달만에 32%나 오르며 22일 장중 한 때 사상 최고가인 169만2000원을 기록했다. 160만원선에 이어 170만까지 넘보게 됐다.
◆ "환율 환경 불리하고 미래 청사진 없어...당분간 반등 어렵다"
증시 전문가들은 현대차의 주가가 당분간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본다. 환율 환경도 현대차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데다 미래 자동차 사업에 대한 청사진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하락(원화 강세)하고 있으며, 3~4분기에도 이런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현대차 주가는 지난 6월 24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으로 일본 엔화 가치가 급등한 날에도 오히려 하락한 만큼, 환율 환경이 불리하게 돌아갈 경우 투자 심리는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고 연구원은 "이 외에도 현대차는 글로벌 경쟁사들과 달리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 자동차 산업에 대처하기 위한 뚜렷한 방안을 밝히지 않는 상황"이라며 "미래 자동차 사업에 아낌없이 투자하겠다든지 열린 태도로 R&D를 강화한다든지 분명한 계획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