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 사이에도 사물인터넷 시장을 잡기 위한 치열한 각축전(角逐戰)이 벌어지고 있다. 아직 이렇다 할 선두 기업이 없는 만큼 초기 주도권을 잡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 6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인텔과 공동으로 '국가 사물인터넷 전략 협의체'를 창설한다고 발표했다. 이 기구는 사물인터넷 관련 업계, 학계와 함께 정책을 논의하고 미국 정책 입안자들에게 조언하는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와 인텔이 협의체 창설에 앞장서 향후 사물인터넷 시장에서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것이다.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은 "사물인터넷은 이미 우리 일상 생활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지금은 어떻게 이 잠재력을 끌어올려 인류에게 주는 가치를 확대시킬지 함께 생각을 모아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이를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신생 기업) 등과 기술 협업을 강화하고, 향후 4년간 12억달러(약 1조3400억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삼성전자가 2014년 사물인터넷 플랫폼 기업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인수하고, 최근에도 클라우드(가상저장공간) 서비스 기업 '조이언트'를 사들이는 등 활발한 인수·합병(M&A)에 나서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구글·애플·시스코·IBM·GE·아마존 등 글로벌 ICT(정보통신기술) 기업들도 일제히 사물인터넷 관련 인수·합병과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451리서치에 따르면, 2014년 한 해 동안 사물인터넷 관련 기업 인수·합병은 60건, 인수 금액은 총 143억달러(약 16조원)로 집계됐다. 2013년 19건에 불과했던 인수·합병 건수가 1년 새 3배로 껑충 뛴 것이다.
구글은 2014년 가정용 온도조절 장치를 중심으로 한 기술기업 '네스트(Nest)'를 32억달러(약 3조6000억원)에 인수하며 사물인터넷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어 5개월 만에 가정용 감시 카메라 업체 '드롭캠'을 추가로 사들이는 등 사물인터넷을 바탕으로 한 '스마트홈(Smart Home)' 만들기에 매진하고 있다. 작년엔 사물인터넷 운영체제(OS) '브릴로(Brillo)'까지 발표했다. 현재 전 세계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종속돼 있듯 사물인터넷도 구글의 생태계 안에서 놀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애플 역시 주택 문, 전구, 카메라, 온도조절기 등을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 '홈킷'을 내놓은 상태다. 아이폰·아이패드 등 자사(自社) 기기를 중심으로 '애플만의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