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로 실적 악화가 예상됐던 카드업계가 올해 상반기(1~6월)에 예상보다 선방(善防)했지만, 하반기(7~12월)에는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음 달 29일 시행 예정인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과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여파, 중금리 대출 열풍 등 때문이다.
김도하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7일 "하반기에는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소비 위축 등으로 카드시장의 성장률이 상반기 대비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올해 상반기 8개 카드사가 낸 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1조602억원)보다 93억원 줄어든 1조509억원이었다.
다음 달 29일 시행 예정인 김영란법은 공무원과 국회의원, 언론인, 사립학교 교원 등이 직무와 관련 있는 기업이나 사람에게 3만원 이상의 식사대접과 5만원 이상의 선물, 10만원 이상의 경조사비 등의 접대를 받는 것을 위법행위로 규정한다.
대부분의 접대가 법인카드로 이뤄짐을 감안하면 하반기부터 카드 사용액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주요 접대 업종인 음식업과 골프업, 소비재·유통업 등을 중심으로 연간 11조5600억원의 경제적 타격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지난 2분기 전체 카드 사용금액 가운데 법인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24.4%였다. 평균 결제 금액은 17만3604원으로, 개인카드(3만6288원)보다 훨씬 높았다.
◆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 종료 여파, 카드업계에도 먹구름
6월 말에 종료된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도 하반기 카드업계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 9일 기획재정부는 '8월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승용차 개소세 인하 종료 등 정책 효과 약화로 내수 회복세가 제약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반기가 시작되는 7월 승용차 판매는 급감했다. 기재부는 7월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이 지난해에 비해 10.5% 급감했다고 밝혔다.
이효찬 여신금융연구소장은 "상반기에는 영세가맹점 수수료 인하에도 불구하고 카드사들 비용 절감에 힘을 쏟아 이를 상쇄했다"면서 "하반기에는 개별 소비세 인하가 종료돼서 내수가 줄고, 업권 전망이 긍정적이지 않다"이라고 말했다.
◆ 중금리대출 열풍에 카드 대출 설자리 잃나
지급결제 부문 외에 카드 대출도 전망이 어둡다. 금융권에 불어닥친 중(中)금리 대출(연 7~15% 금리) 열풍 때문이다. 더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에 고객 유출이 불가피하다는 해석이다.
현재 시중은행 등 1금융권과 저축은행, P2P대출(Peer to Peer lending·개인 대 개인 대출)업체 등이 카드사 대출 주 이용 고객이었던 4~6신용등급 사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중금리 대출을 공급하고 있다.
현재 9개 시중은행이 운영 중이고 내달 1일부터 지방은행과 저축은행도 뛰어드는 중금리 대출인 '사잇돌대출'이 대표적이다.
저축은행 업계는 지난해 말부터 SBI저축은행은 연 평균 금리 9.8%의 사이다대출, OK저축은행은 스파이크OK론 등 다양한 중금리 대출 상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P2P금융업계에서는 8퍼센트, 렌딧 등이 중금리 개인 신용대출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P2P금융협회에 따르면 7월 말 현재 누적 대출 취급액이 1903억5190만원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